네이버, 실적 '주춤'에 이사 보수한도 절반 삭감
네이버, 실적 '주춤'에 이사 보수한도 절반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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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대표 "비용 통제 기조 맞춰 임원 계약 금액 삭감한 것"
"네이버클라우드 중심 B2B 사업과 콘텐츠 사업서 매출 성장할 것"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2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네이버가 이사진 7명의 보수 한도를 기존 150억원에서 80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네이버가 이사 보수 한도를 줄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본사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 10년간 보수 한도가 실 지급률 대비 다소 높게 설정돼 있었다"며 "올해는 비용 통제 기조에 맞춰 경영진을 비롯한 임원 계약 금액을 삭감한 부분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 2002년 상장 당시 이사 보수 한도를 10억원으로 설정한 후 지난 2007년 150억원으로 인상한 뒤 올해까지 이를 유지해왔다.

다만 네이버가 실제 한도에 달하는 수준으로 보수를 지급한 경우는 없었다. 네이버가 지난해 집행한 이사 보수 금액은 40억원 수준이다.

네이버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영업이익 역성장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되자 본격 비용 절감에 들어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네이버는 역대 최대 수준인 8조220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3047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이후 4년만의 역성장으로, 당시 네이버는 직원 성과급도 20~40% 수준 줄인 바 있다.

또 네이버 노조와 3차 임단협(임금·단체협상)에서 평균 연봉 인상율을 연간 물가 상승률 이하인 3.8%로 제시하며 노조와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기도 했다. 네이버 노조 측은 현재 회사 측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는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의 재선임 안건이 포함됐다. 

변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됐으며, 향후 9년간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변 회장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약 7년째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네이버는 변 의장이 이사회 발전에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고 평가받았으며, 네이버가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이날 주총에서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B2B(기업 대 기업) 사업 통합을 통해 수익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최 대표는 "글로벌 환경과 국내 광고 환경이 굉장히 좋지는 않은 상황이기에 경영진이 매출 확대를 위해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며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한 B2B 사업 통합을 통해 수익성 확대를 모색하고 있고, 콘텐츠 부문에서도 올해 본격적으로 수익성이 확보된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네이버가 동영상 플랫폼 부문은 유튜브, 메신저 플랫폼 부문은 카카오톡에 밀리는 데 대한 대응 관련 질문이 나왔다.

최 대표는 "새로운 동영상, 특히 숏폼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신규 서비스나 정책을 검토 중"이라며 "메신저도 라인 서비스는 일본이나 동남아 시장으로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국내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해 오픈톡이나 소상공인 대상 톡톡 서비스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총장에서 주주 발언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거나, 평소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10대 여학생은 최 대표를 향해 "주주를 존중하고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해 달라. 앞으로 세계적인 기업이 될 텐데 이렇게 형식적인 답을 하면 주주들이 화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스트레스라고 느낄 수 있지만 의견을 들어주고 수용해 주는 것도 최고경영자(CEO)의 역량"이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주총에서 회사의 굉장히 다양한 서비스나 정책을 상세히 답변드릴 수 없는 점도 이해해 달라"면서 "신규 사업 계획 등은 언론이나 실적 보고 등의 자리를 통해 주주분들도 아실 수 있도록 상세히 안내해 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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