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명당자리' 절도범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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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프로그램으로 제멋대로 순위 조작 '속수무책'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제일 위에 뜨는 사이트부터 클릭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사이트의 상당수는 실제 인기와는 관계가 없고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해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포털 이용이 생활되면서 검색순위 '명당자리'를 도둑질하는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이같은 검색 순위 조작 프로그램을 개발해 판매한 업체 1곳과 유명 성형외과를 비롯해 프로그램을 구입한 업체 40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병원 진료를 받기 위해 포털 사이트에서 '사이트 검색'을 할 경우, '사이트 검색'은 검색 결과로 광고를 내놓는 '통합검색'과는 달리 순수 정보만 검색된다. 그런데, 검색된 수백개의 사이트 중 최상단에 올라 있는 병원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믿음이 가는 사이트라서 제일 위에 올라온다고 생각하기가 십상이다. 검색순위가 곧 인지도나 대표성을 띄게 되는 셈이다. 
 
누구나, 검색 순서대로 뭔가 좋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기대와는 달리 검색 순위를 조작하는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했을 뿐인 경우가 있다. 사이트 순위 조작은 이 프로그램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끼리 서로의 사이트를 클릭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 사이트를 같은 컴퓨터에서 여러번 클릭할 경우에는 포털이 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 그 결과 각 사이트는 방문자가 많은 것처럼 위장돼 '상위'에 오르게 된다.
 
물론, 포털 사이트들은 사이트의 인기도, 정확도 등 자체 기준에 따라 순위를 정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불법 프로그램이 돌아가면 이런 기준은 아무 소용이 없다.
 
네티즌 대부분은 가장 위에 검색된 사이트를 먼저 클릭하기 때문에 수백, 수천개의 검색결과 중 최상단에 오르면 엄청난 광고효과를 누리게 된다. 이렇게 돈과 연결되는 검색 순위 조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널리 퍼져있고, 이를 조작을 해주는 업체도 한 두 곳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곳은, 꽃배달 서비스, 정수기 업체, 학원 등 다양하다.
한 순위 조작 업체는 포털 사이트 상위에 랭크된 사이트 대부분이 자신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고 자랑까지 하고 있다. 상위 9개 업체를 다 차지하고 있고, 10개 모두 할 수 있지만, 상도의 상 9개만 하고 있다는 것. 사이트 순위뿐 아니라, 검색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함께 뜨는 연관 검색어란에도 업체 이름을 올려줄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포털사이트가 이를 막을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것. 막으면 또 다른 패턴을 가지고 다시 불법을 저지르고, 또 막는 식으로 숨박꼭질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지만 교묘한 수법때문에 색출하기가 쉽지 않다. 단속기술 개발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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