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효과 있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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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장 길어지면서 효과 '미미'…경영권 방어, 투자재원 소진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최근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관련 공시가 줄을 잇고 있다. 조정장이 길어지자 적정 주가형성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증시관계자들은 기업의 펀더멘탈에 기인한 매입이 아니라 단순히 주가 유지만을 위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향후 매각 시 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 10일 자사주 70만주를 217억원에 사들였다. 메리츠화재(619만주·625억원), 동양기전(60만주·33억원), 부광약품(23만주·57억원),나자인(100만주·30억원)등도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인프라웨어(10만주·15억), 테스(10만주·20억원), 이스트소프트(11만7000주·10억원), 코디너스(5만주·4억3000만원), 효성오앤비(16만666주·10억원), 모두투어네트워크(28만주·47억원), 화우테크놀러지(12만5000주·40억원), 능률교육(5만주·13억원), 이디(50만주·6억1000만원)등도 자사주를 매입키로 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상장사는 총 19개사에 달한다. 최근 조정장이 이어지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증권업 관계자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자신의 기업에 대한 향후 성장 가능성의 강한 자신감을 내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들 기업의 주가는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SK케미칼은 자사주 매입 결정을 공시한 10일 이후 15.76%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나자인 역시 매입을 결정한 11일 5.22%의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다수의 증시관계자들은 기업의 펀더멘탈이 탄탄해 자사주 매입이 호재로 작용하는 기업이 있는 반면, 조정장으로 인해 주가안정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모두투어는 자사주 결정에도 불구 매입 첫날 2.38% 급락했다. 디에스아이(-8.14%), 유신(-13.51%), 동화홀딩스(-8.41%), 엠케이전자(-6.94%) 등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일부 관계자들은 자사주 매입시 소진되는 막대한 재원으로 투자를 활발하게 하는 기업은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활용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자사주 매입으로 흘러가는 돈으로 인해 투자재원이 소진돼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자사주에는 의결권도 제한돼 있어 기대만큼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일시적으로 주가안정을 야기할 수 있겠지만 최근 부진한 장이 이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마저도 보장 받을 수 없다"며 "투자자들은 단순히 자사주 매입이 주식상승을 야기한다는 믿음을 버리고 기업의 펀더멘탈에 기초한 투자전략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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