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 ATM 업그레이드, 대당 600~700만원
고액권 ATM 업그레이드, 대당 600~7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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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고액권 테스트 결과…신권 업그레이드보다 싸져
장애율 최소화가 관건, CD기 고액권 출금은 어려울 듯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고액권 특수’를 향한 ATM업체들의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고액권 ATM의 대략적인 가격과 문제점·개선사항 등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일 농협은 시중은행 중 최초로 IT본부 주도 하에 국내 ATM 4개 업체(노틸러스효성·LG엔시스·FKM·청호컴넷)와 함께 고액권 테스트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테스트는 고액권 발행에 대비해 ATM업체별 개발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농협이 가동 중인 ATM의 고액권 대응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한국은행에서 고액권 최종 도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날 테스트는 달라진 크기의 고액권을 기존 감별부품이 구별해 낼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현재 고액권의 크기는 5만원은 세로 68mm‧가로 154mm, 10만원은 세로 68mm‧가로 160mm가 유력한 상태다. 세로는 같되, 가로가 6mm씩 늘어나는 식이다.

테스트 결과, ATM의 감별부분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약 600~700만원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작년부터 ATM업체와 시중은행들로부터 가격에 대한 갖가지 예상치가 나왔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인 가격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600~700만원은 지난 ‘신권 특수’ 당시 기존 ATM의 감별부품을 신권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1100만원이 소요된 것에 비해 줄어든 금액이다. 이에 대해 ATM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신권을 발표할 당시, ATM업체들에게 고액권 크기에 대해 언질을 줬다”며 “이를 바탕으로 ATM 내부의 입출금 경로를 미리 제작했기 때문에 가격이 싸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중은행 입장에선 과거 신권의 감별부품 업그레이드가 높은 장애율로 이어졌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교체를 하기엔 금액부담이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단순 업그레이드를 택하기에는 은행 이미지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ATM 장애 가능성을 늘 떠안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각 ATM업체의 ‘고액권 특수’ 성적표도 장애율 최소화 여부에 명암이 엇갈릴 전망이다.

이와 함께 CD기의 고액권 출금은 사실상 힘들어질 전망이다. ATM이 입출금된 지폐의 두께·크기·도안까지 구별할 수 있는 감별부품을 보유한 데 반해, CD기는 감별부품이 없어 만원권 출금만 가능한 상태다. CD기의 고액권 출금이 가능해지기 위해선 CD기에도 감별부품을 도입해야 하는 것. 신권 특수를 겪은 지 얼마되지 않아 이번 고액권 특수의 규모도 최소화 시키길 원하는 시중은행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CD기의 고액권 출금이 이뤄지기 위해선 감별부품 업그레이드와 함께 지폐가 들어가는 통을 1만·5만·10만원으로 구별해야 한다”며 “이 경우 은행직원의 실수로 통에 지폐가 잘못 들어가, 10만원을 출금했는데 1만원이나 5만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농협은 고액권 샘플이 공개된 후 이번 1차 테스트 결과를 취합해 고액권 개조 대상범위(수량)와 개조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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