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색깔을 구분합시다
돈의 색깔을 구분합시다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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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같은 외국계 자본이 유입되더라도 돈의 색깔을 정확히 구분하고 정부 당국자와 해당 금융기관 등에서 그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얼마 전 기자와 만난 외국계 금융기관 고위 관계자의 말이다.

뉴브리지캐피탈, 칼라일, 론스타 펀드 등 과거 은행이 대규모 부실 자산으로 사실상 국유화 된 이후 다시 민영화하는 과정에서 유입된 많은 외국 자본은 대부분 단기 투자 목적이 주류를 이뤘다.

반면, 증권 및 보험업계에서는 장기전략을 기반으로 순수 투자 목적의 색깔을 띤 자본이 조금씩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따라서, 자본의 성격에 따라 무분별한 유입을 경계하고 장기투자 목적인 순수한 돈의 경우 투자활성화 차원에서 제도 개편 등을 통한 끊임없는 유인책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투기 자본은 새로운 금융 기법이나 영업 방식을 도입하기 꺼린다는 점과 달리 장기 투자자들은 국내 금융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는 점에서도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 현재 상대적으로 외국계 자본 비중이 높은 은행이 타 금융업종에 비해 선진화 된 금융 기법으로 재무 구조를 제외한 영업 방식 등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발휘하고 지도 한번쯤 되 짚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자본의 은행 인수 제한 등의 규제를 없애 외국 자본과의 공정 경쟁을 유도하고 토종은행의 경쟁력을 강화, 외국 자본의 은행 인수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은행 지분을 인수,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대부분의 외국 자본들은 주가가 적절한 가격까지 오르거나 시장이 불투명하다고 판단되는 순간 한국 시장을 버리고 새로운 시장을 찾아 떠날 것”이라며 “정책 당국자나 국내 은행 관계자들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적절한 제어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언했다.

순수 투자 목적의 자본 유입은 대응책이 조금 다르다. 한 외국계 임원은 “외국계 초대형 보험사들의 경우 아시아권에서 한국 시장을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메리트가 있는 시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순수한 의도의 외국 자본의 유입은 장기적인 목적이니 만큼 경영 및 영업 전략 등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금융 시장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정부 당국도 이러한 외국자본에 대해 완전 시장 개방을 가능하도록 시장 진입 규제 등을 대폭 완화하고 선진 금융 제도 도입의 창구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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