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100 요구 현실 다가오는데"···기업 절반 이상 '대응 미흡'
"RE100 요구 현실 다가오는데"···기업 절반 이상 '대응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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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中企 "거래 중단·사업장 이전 고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BMW, 애플, 구글 등 RE100(재생에너지 100%)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공급망 내 협력사들에게 재생에너지 사용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가운데 우리 수출기업들은 RE100 대응 및 재생에너지 사용 등에 미흡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수출실적 100만 달러 이상 제조기업 610개 사 대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24일 발표한 '제조 수출기업의 RE100 대응 실태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기업 두 곳 중 한 곳(54.8%)은 RE100을 모른다고 답했다. 

또 현재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도 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대응 및 재생에너지 사용이 기업의 생존과 성장의 핵심 요소로 인식되는 반면에 국내 수출기업의 미흡한 대응이 확인된 것이다.

보고서는 "RE100 이행 요구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며 실제로 응답 기업의 16.7%인 103개사는 국내외 거래업체로 RE100 이행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고 이 가운데 41.7%는 당장 올해나 내년부터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도록 압박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RE100이 당면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대응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처로부터 RE100 이행 요구를 받았을 때 중소기업의 68.3%는 RE100을 이행하겠다 답했지만, 일부 기업들은 다른 거래처를 물색(13.4%)하거나 요구 기업과의 거래를 중단(3.6%)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해외 등 재생에너지 비용이 저렴한 지역으로 사업장 이전을 고려하겠다는 응답도 9.5%로 나타났다.

한편 RE100을 이행 중인 기업들은 △자가발전(60.7%, 복수 응답)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었으며 △녹색프리미엄(34.8%) △재생에너지 인증서(REC) 구매(30.3%)도 함께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견기업의 자가발전 비율이 높았는데(65.8%) 이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을 통해 공장 또는 사무실에 태양광 설비를 보유한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녹색프리미엄은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에 녹색 프리미엄을 부과해 재생에너지를 판매하는 것으로 일반 전기요금보다 가격이 높다. 재생에너지 전기를 소비하고 이를 인증받기를 희망하는 전기사용자가 프리미엄을 주고 전기를 구매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는 전기소비자가 재생에너지 사용 실적인 REC를 직접 구매하는 것으로 에너지공단이 개설한 REC 거래 플랫폼을 통해 발전사업자와 전기소비자가 거래를 체결한다.

장현숙 KITA 그린전환팀장은 "RE100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망 내 협력사들에게 재생에너지 사용과 정보 제출을 요구함에 따라 재생에너지 조달 및 탄소 배출량 관리가 수출경쟁력과 직결되고 있다"며 "수출기업들은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시행 중인 다양한 지원사업을 적극 활용해 비용 절감과 대응의 실효성을 높이고 공정·공급망 내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가장 유리한 재생에너지 조달 방안을 탐색‧구성하는 등 단계적 전략을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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