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일만 남았나"···대출 조이고 시장금리 오르는데 인하시점은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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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1회 동결···하반기 금리인하도 '불투명'
가계대출 관리·은행채 발행···금리 상승 요인 산적
한 시민이 서울 시내 시중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시민이 서울 시내 시중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현수막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한국은행의 11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로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대출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금리인하 시점이 계속 미뤄지는 데다 가계대출 관리, 은행채 발행 등으로 올해 들어 대출금리가 한방향으로 흐르지 않고 등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코픽스·금융채 6개월물 연동)는 연 3.80~6.804%를 기록했다. 보름 전과 비교해 변동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각 0.026%p, 0.05%p 하락했다.

같은 날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금융채 6년물)는 연 3.25~5.88%로 보름 전과 비교하면 하단은 0.16%p 떨어졌고 상단은 0.11%p 올랐다.

최근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통상 금리인하 기대감이 커지면 시장금리는 하락하고 기대감이 낮아지면 금리가 상승한다.

실제 올해 1월 중순과 비교해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상단이 각각 0.57%p, 0.46%p 올랐는데, 이는 높은 물가 상승률 등으로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후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지난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금리인하 시점이 더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 이후 11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물가 상방 압력을 받고 있어 금리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며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견해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잡히지 않는 물가 탓에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점점 늦춰졌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점도 하반기로 미뤄지고 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7~8월로 예상됐던 하반기 금리인하 시점도 현재 9월 이후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로 인하시점이 지연될 경우 11월 열리는 미 대선에 따른 변동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물가와 환율을 고려하면 11월에나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안갯속에 빠지면서 대출금리 향방을 가늠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 조치에 따른 은행채 발행 증가,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 등 금리 변수 요인도 산적하다.

앞서 금융당국은 한시적으로 완화했던 은행권 LCR 규제비율을 오는 7월부터 95%에서 97.5%로 정상화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은행들은 자금조달 차원에서 최근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데, 이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연 1.5~2.0%로 제한)를 맞추기 위해 가산금리 상향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 인하 시점이 최소 10월 이후로 밀렸기 때문에 내년이나 돼야 시장금리가 하향세로 완전히 돌아서 대출금리도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는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 대출자들의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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