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탈락…현대重 밀어주기 '의혹'
포스코 탈락…현대重 밀어주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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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 단수 법무법인 의견만으로 결정…국익과 배치
민감한 싯점의 민 행장 발언도 구설…한화 '들러리'?

[서울파이낸스 박용수기자]<pen@seoulfn.com>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포스코를 탈락시킨 것은 여권 실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 밀어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우선 산은이 포스코를 탈락시킨 논리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산은은 16일 "매각주간사인 산업은행이 포스코의 입찰 자격을 인정하는 것이 입찰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현저히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당사자인 포스코는 산은의 결정에 아쉽다는 입장이다. 포스코측은 "산은의 결정은 존중한다"면서도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다. 산은이 배포한 매각안내서에는 컨소시엄 변경이 입찰 이후 불가능하지만 주간사가 동의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때문에 산은이 공정성과 투명성을 포스코를 탈락시킨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법하다. 

이에 대해 산은 M&A실 관계자는 "법무법인에 검토를 의뢰한 결과 매각주간사가 컨소시엄 변경을 동의해주는 것은 공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 있어 이를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이 복수가 아닌 단수의 법무법인으로부터 검토의견만으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점과 함께, 산은이 가장 높은 인수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진 포스코를 탈락시켜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실리를 포기한 것도 의외라는 지적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산은의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국회 정무위 소속 여당 의원는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공적 자금 회수를 최우선해야 할 산은이 높은 인수가격을 써낸 포스코를 탈락시킨 것은 산은측의 설명을 들어야 할 부분”이라며 "매각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의 발언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민 행장은  최근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 "가격도 중요하지만 대우조선을 세계적인 회사로 육성할만한 역량과 자질이 있는 지도 중요하다"며 가격보다는 경영능력 등의 비가격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민 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을 뿐아니라 매각주간사의 수장이 특정 기업을 언급한 듯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듣기에 따라서는 민 행장 발언이 국제경쟁력면에서 취약한 한화보다는 세계적인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자로 적절하다는 해석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또 다른 인수후보자인 한화는 현대중공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약점을 드러내고 있어 들러리만 설 수 있다는 관측마저 대두되고 있다.

특히, 한화는 지난 8월 예금보험공사와의 대한생명 매각 취소소송에서 승소를 했지만 컨소시엄 파트너인 호주계 보험사 맥커리와의 이면계약으로 예금보험공사를 속인 전력이 있는데다 지난 1년간 그룹내 부채가 2.5배 증가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때문에 산은이 한화를 대우조선의 인수자로 낙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유력 후보인 포스코 탈락이 현대중공업 밀어주기라는 등식이 성립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산은은 포스코를 탈락시킨 배경에 정치적 입김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금융계의 MB계 인맥으로 꼽히는 민유성 산업은행장의 친여성향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풍문도 나돌고 있다. 이에, 산은이 오는 24일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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