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실기'…한은보다 센 연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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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그룹, "선제적 대응 필요하다"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한국은행이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막상 시장의 반응이 시큰둥하자, 정책을 집행할 타이밍을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은의 대폭적인 금리안하에도 증시가 죽을쑤다가 막상 연기금의 자금 투입소식에 주가가 오르자 '한은보다 센 연기금'이라는 비아냥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은은 27일 오전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4.25%로 0.7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지난 9일 이달 기준금리를 5.00%로 0.25%포인트 내린지 18일만이다.
 
특히, 이번 긴급 금통위는 2001년 9.11 사태 이후 7년만에 열린 것으로 현 금융시장 사정이 그 만큼 급박하다는 뜻. 실제로 금통위에서는 외환위기 때도 없었던 은행채 간접매입, 7개월 만에 외화대출 만기 재연장 조치 등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과감한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한은의 조치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다소 늦은 감이 있다며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정부가 수동적인(reactive)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대책의 효과에 한계가 있다며 선제 대책이 나온다면 은행부문의 추가적 악화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씨티그룹은 전날 한국은행의 0.75%포인트 금리인하와 은행채 매입과 관련, "기대하지 않은 금리의 파격 인하와 유동성 경색 완화조치는 은행업의 반짝 급등세를 가져왔다"며 "이런 조치는 옳은 방향이나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이어 "자금시장이 정상화돼야 유동성 경색이 풀리고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는 은행채 수요가 여전히 약한 것과, 과도한 리스크 혐오증이 문제"라며 "유동성이 개선되려면 정부의 노력과 전세계적 신용시장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금융기관 관계자도 "지난번 금리 인하 때 폭을 더 낮췄어야 했고 지난 8월 금리를 두번 인상한 뒤 불과 두 달만에 금리를 거꾸로 두 번이나 내리는 과정에서 결국 한은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나 금융정보에 취약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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