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정치적 불안과 그로 인한 원화 가치 하락 등으로 연말 코스피 지수가 보합권에서 거래됐지만, 새해에는 PBR 0.8배로 최저점을 지지하면서 연초 효과로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1월 코스피 예상 레인지로 2300~2600p를 제시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3일~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주말(2404.15)대비 0.62p(0.03%) 오른 2404.77에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23일 외국인이 1400억여원어치를 매수하면서 하루만에 1.57% 오르면서 한 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국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결의에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까지 통과시키면서 정치적 불안정성이 확대됐고,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 후반까지 뛰어오르는 등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이에 외국인이 27일 1700억여원 순매도 하면서 포지션을 모두 정리해 코스피 지수는 제자리로 돌아왔다.
한 주 간 개인은 8891억원 순매도 했고, 기관은 5291억원, 기타법인은 3736억원 순매수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와 아시아 통화 약세로 인해 달러/원이 1400원대 근접한 수준에서 정치적 이벤트가 발생했으며, 계엄 선포라는 이벤트와 함께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내 경기와 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등이 원화의 지속적인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달러/원의 상방은 정치적 이벤트의 전개에 달렸을 것으로 보이며, 2025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 트럼프 정권 출범 이후 미국 정책 불확실성 등이 부각 되면 환율은 1500원대 초반까지 오버슈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산타랠리 기대의 정점에서 불확실성에 노출됐다. 트럼프 임기 시작을 앞두고 통화·재정정책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했고 경기·이익 모멘텀 모두 부진했다"며 "한국은 탄핵정국에서 대내외 악재 상충으로 트리플 약세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수준으로 유동성 위기를 제외하면 최저점 구간이라, 이를 지지하면서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피 이익 추정치가 정점이던 2024년 9월 주당순이익(EPS) 상승률은 24% 내외였으나 현재 21%대로 하락했다. 2025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고려하면 수출 증가율을 5~6% 기대할 수 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밸류에이션인 PBR 0.85배는 이익 추정치 28% 하향을 선반영했다"며 "리스크를 선반영한 상황에서 급격한 이익 추정치 하향을 피할 수 있다면 코스피 가격 매력에 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연말 결산이 끝난 뒤 연간 수익률 집계가 시작되는 새해 초에 펀드매니저들이 적극적으로 거래에 나서면서 평균수익률이 아웃퍼폼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경민,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50년 이후 연말 마지막 5거래일과 월초 2거래일을 합한 7거래일간 기간 평균 수익률은 1.3%로 여타 7거래일 기간의 0.3%를 아웃퍼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코스피도 비슷하게 배당락 이후 연초 5거래일까지 주간 평균 수익률 1.14%로 여타기간의 0.11%의 수익률을 아웃퍼폼 하며 연초 효과가 존재함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초 2025년 수익률을 생각하며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동안 계엄사태, 수출성장 둔화 우려 등으로 억눌리며 밸류에이션이 최저점(Rock Bottom)에 근접한 코스피가 손익비의 관점에서 더욱 부각될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다만, 코스피의 영업이익 전망은 내년에도 하향조정이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석현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시장 컨센서스는 각각 255조원, 308조원으로 여름까지 이어졌던 상향조정이 9월부터 하향조정으로 반전됐고, 연말까지 부진한 이익 전망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코스피 월간 하락이 내년 1월 반전되기 위해서는 1월중 시장 핵심 이벤트가 될 어닝 시즌에서 기업이익 전망이 개선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