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호쾌한 가속력과 함께 유쾌한 몸놀림이 돋보이는 전기차였다. 미니 브랜드 특유의 고카트(즉각적인 반응속도를 제공하는 1인승 레이싱 카트) 감성이 온전히 녹아 있었다. 지난 13일 인천 일대에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에이스맨'을 시승했다.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킬로그램미터(kg.m)를 발휘하는 프론트 모터는 저중고속 모든 영역에서 즉각적인 반응성을 드러냈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km)까지 걸리는 시간은 7.1초인데, 체감상 가속은 그보다 더 빠르게 느껴졌다. 잘 나가는 만큼 멈추는 힘도 강력했다. 고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였다. 보닛 끝이 고꾸라질 법한 급감속에도 차체 전체가 고르게 가라앉았다. 예측 가능성이 풍부한 제동 덕분에 운전에 자신감이 붙었다.
회생 제동 강도는 원형 디스플레이 내 차량 설정에 들어가서 조절할 수 있었다. 다만 조금 더 직관적인 조작을 위해 패들 등 손이 닿는 곳에 물리적 버튼이 있었다면 더욱 편리했을 것 같다. 참고로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유럽 기준 405km, 국내 기준 312km다. 국내 기준이 상대적으로 엄격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속 주행과 회생 제동을 적극 활용할 경우 400km에 가까운 주행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시승에서는 40km를 주행해 정확한 효율성을 측정하기는 어려웠다. 충전 시간의 경우 95킬로와트(kW)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잔량 10%→80% 31분, 7kW 완속 충전 시 0%→100% 9시간이 걸린다는 게 미니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굽잇길에서의 움직임은 기대 이상이었다. 정교한 조향과 탄탄한 하체 덕분에 안정적으로 돌아나갔다. 차가 운전자 의도대로 정확히 반응하는 느낌이 들었다. 긴밀하게 교감하는 듯한 주행 감각이 인상적이었다. 장담하건대, 국내 시판 소형 전기 SUV(볼보차 EX30, 기아 EV3, 지프 어벤저 등) 중 운전 재미가 가장 뛰어났다. 가족용 혹은 안락함을 강조하는 경쟁 모델들과는 확실히 결이 달랐다. 안전사양에는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전·후방 충돌 경고, 주차·후진 보조 등이 있었다.
앉은 자세가 높아서 그런지 시야는 넓은 편이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주행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보기 쉽게 전달했고, 티맵 내비게이션은 신속·정확한 길 안내를 지원했다. 실내 마감은 100% 재활용 소재로 감싸 친환경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2열 공간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비좁지 않을 정도로 적당했다. 트렁크 기본 적재 공간은 유모차나 기내용 캐리어 2~3개를 넣기에 충분해 보였으며, 6:4 비율로 접히는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니 공간 활용성이 더욱 높아졌다.
가격은 4970만원부터 시작하며, 5500만원 미만으로 책정돼 국고 보조금을 100%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합리적인 가격과 균형 잡힌 주행 감각을 갖춘, 주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한 유일한 소형 전기 SUV라는 점에서 설득력이 있다. 미니코리아는 연내 에이스맨을 출고하는 소비자에게 홈 차징 케이블 및 50만 충전 크레딧을 제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