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주총 '일사천리' 종료
전자업계 주총 '일사천리'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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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열린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전자업체들의 정기주주총회는 별다른 논란이나 돌발상황 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전자업계가 지난해 하반기 수요 위축과 가격 폭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결과로 배당금 규모가 전년에 비해 줄었지만, 전세계적인 경제위기의 골이 워낙 깊은 때문인지 주총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나 질타보다는 격려성 발언이 더 많았다.

현금배당의 경우 삼성전자는 올해 주당 5천원(보통주 기준)으로 지난해 7천500원보다 33% 줄었고, LG전자 역시 주당 850원에서 350원으로 59% 줄었다.

하지만 이날 서초동 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서 한 주주는 "도요타, 소니 같은 초우량 기업들도 적자를 내고 종업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데 이런 세계적 불황속에서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며 "재무상태가 좋지 않고 경영이 어려운데 100% 배당을 주기로 결정해 경영진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는 "지난해 재무제표를 보면 영업외 비용이 5조8천35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4조3천609억원이나 증가했다"며 "아무리 이익을 많이 내도 영업외 비용이 증가하면 재무구조가 취약해지기 때문에 영업외비용을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경영진 역시 지난해 경영실적과 올해 목표 등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에 차근차근 설명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윤우 부회장은 영업외 비용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환율 변동폭이 워낙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고, 이선종 경영지원팀장도 "환차손으로 영업외 비용이 증가했지만, 환차익 덕택에 영업외 수익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고 보충 설명을 해 주주들의 이해를 이끌어냈다.

삼성전자의 사내외 등기이사 승인의 건과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을 지난해의 350억원보다 200억원 많은 550억원으로 증액하는 안건 역시 당초 예상과 달리 큰 논란없이 신속하게 통과됐다.

한 주주는 "KT 등 대다수 기업들이 보수한도를 감액하거나 동결하고 있는데 삼성전자 이사들 역시 솔선수범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보수한도가 늘어난 배경에 대해 "작년에 너무 많은 이사들이 한꺼번에 그만두면서 퇴직금을 주지 못했고, 그래서 금년에 남은 부분을 주려고 하는 것이지 비용을 더 증액한 것은 아니다"며 "삼성전자 역시 이미 임원들이 급여를 삭감했고 성과금도 전액 또는 일부 반납했다"며 이해를 구했고, 안건은 곧바로 원안대로 통과됐다.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전자 주총에 참가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주총에 시민단체가 참석한 것은 지난 2005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가 삼성카드 지원 문제 등을 놓고 회사측과 격론을 벌인 것이 마지막이다.

LG전자 역시 이날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김상희 변호사와 이규민 SK경제연구소 고문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등기이사 7명(사내 3명, 사외 4명)의 보수 한도를 35억원에서 45억원으로 올리는 안건 등을 별다른 이견없이 통과시켰다.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리세션(경기후퇴)이 올해 피크(정점)에 이를 것"이라며 "우리는 환율이 유리해 비교적 외부 충격을 덜 받고 있지만 일본 등 경쟁업체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연말쯤 환율 효과가 사라지면 일본업체의 경쟁력이 앞설 것 같아 겁이 난다"며 환율효과가 없어질 때에 대비해야 한다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정기주총을 열어 30여분만에 재무제표 승인 및 이사선임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고,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오전 10시 파주공장에서 원탁에 다과를 곁들여 '파티' 형식으로 주총을 열어 50여분만에 논란없이 안건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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