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인선 앞둔 우리금융, 舊경영진 '물갈이론' 고개
CEO인선 앞둔 우리금융, 舊경영진 '물갈이론' 고개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4.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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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훈행장 실적 앞세워 연임 여론몰이.
카드실적 반영시 사실상 적자 평가절하.

우리금융지주의 차기 CEO 인선에 금융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이덕훈 우리은행장이 연임을 강력히 희망하는 등 내·외부 인사들의 물밑경쟁이 치열하지만 행내에서는 기존 임원에 대한 연임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금융 차기 CEO로 이덕훈 행장 등 내부 인사 연임설이 확대되자 은행 일각에서는 “우리카드 실적 반영시 사실상 적자”라며 舊 경영진 ‘물갈이론’을 제기하고 있다.

우리은행 한 관계자는 “이덕훈 행장이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루트를 동원해 연임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지만 우리카드 실적을 반영할 경우 사실상 적자”라며 “과정이야 어떻든 우리금융 수석부회장으로서 카드 부실의 공동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功을 평가절하시켰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수수료 수입 증가 등에 힘입어 1조3천3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3년 연속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 그러나 우리카드 분사로 카드 실적이 결산에서 제외돼 실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제기되는 등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카드는 작년 1조3천206억원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 우리은행의 순이익을 모두 까먹었다. 게다가 3월로 예정돼 있는 우리카드사 합병 이후 회계 차이를 조정할 경우 사실상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드사와 은행의 충당금 적립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은행은 충당금 적립 기준이 국민카드사와 달라 합병 후 충당금을 대폭 늘린 바 있다. 대환여신 관련 충당금의 경우 국민카드사가 4천600억원 적립했던 것을 국민은행은 회계 차이 조정 후 8천210억원으로 대폭 늘려 적립하는 등 총 3천900억원의 적립금 차이를 보였다.

게다가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에 따라 손쉽게 부실을 털어냈다는 평가 또한 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총 7조9천억원의 공적자금을 받았으며 이 중 4조6천억원을 2000년 12월 우리은행 출범시 제공받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자체 수익만으로 기존 부실을 만회해 온 여타 은행과 달리 우리은행은 대규모 공적자금으로 부실을 일시에 털어냈다”며 “상대적으로 양호한 조건에서 이뤄낸 성과”라고 최근의 실적을 폄하했다.

이 같은 실적 ‘과대포장론’과 함께 이덕훈 행장이 우리금융 경영진과의 잦은 불협화음의 중심에 서 있었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구 평화은행 합병과 우리카드 분사, 우리정보통신 조기 분사 등 지주사의 굵직굵직한 경영사안에 대해 지나치게 은행의 입장만을 대변, 지주사 임원들과 잦은 마찰음을 빚어 왔다는 것.

게다가 윤리경영을 강조했음에도 불구, 재임 기간 동안 3번의 주의조치를 받는 등 각종 금융사고의 책임자란 점도 부담이다.

이 행장은 작년 3월 명동 주금가장 납입사건으로 금감원으로부터 ‘주의적 경고’를 받았으며, 관악지점 불법대출 사건, 쌍용 부산지점 무역금융 사기사건 등으로 2001년부터 총 3건의 ‘주의적 경고’ 조치를 받아 자신이 윤리경영을 위해 만든 ‘삼진아웃제’에 스스로 적용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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