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M&A 본격화…KB금융 행보 '촉각'
증권업계 M&A 본격화…KB금융 행보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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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투자證, 상반기 영업손실 438억원 '꼴찌'
"차기회장 선임 후 M&A논의 진행될 듯"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 올 상반기 증권사들의 실적 차별화가 뚜렷해지면서 증권업계의 '새판짜기'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다. 이에 '황영기 사퇴'라는 암초로 한발 물러서 있던 KB금융지주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한 달 뒤 차기 회장이 선임되면 M&A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 실적 차별화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총 1조8586억원으로 전년 대비 9873억원(113.3%)나 급증했다. 대우증권이 1870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1위를 기록했고 한국투자(1394억원), 하나대투(137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KB투자증권은 4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규모가 가장 컸다. 7위와 8위인 케이티비(-48억원), 비엔피파리바(-59억원)에 비해 8배가 훌쩍 넘는 수준이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력 충원, 리테일 강화, 시스템 구축 등 인프라 비용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라며 "또한 지주사 측에서 충당금을 적립한 것도 손실 폭을 확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실적 차별화가 뚜렷해지자 시장에서는 증권업 '새판짜기'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주사법까지 통과되자 대기업계열 증권사들이 막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영업에 뛰어들고 있다"며 "4분기에는 악화된 영업환경으로 상반기 곳간을 채우지 못한 증권사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내년 초께는 M&A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KB證 외형확장 시급
이에 KB금융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증권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외형확장이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KB금융은 푸르덴셜증권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지만 '황영기 사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근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 되자 KB금융이 증권사 인수에 재시동을 걸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KB투자증권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도 주요인으로 지목 받고 있다. 강력한 회장 후보로 꼽히고 있는 강정원 국민은행장(지주부회장 겸임)이 최근 "증권사 M&A에 여전히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하면서 인수 의지를 재확인시킨 점도 한 몫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KB금융 M&A가 예상보다 지연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금융 매각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이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M&A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 분리매각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증권 인수를 미루는 것을 향후 KB측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며 "푸르덴셜증권 매각이 연말연시와 맞물리면서 내년 1~2월로 미뤄져 시간적 여유가 생긴 만큼 한달 뒤 차기 회장이 선임되면 M&A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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