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분기 실적 '우울'…건설사 PF '발목'
증권사 1분기 실적 '우울'…건설사 PF '발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채권평가손 등으로 순익 34% 감소 전망
"일부 중소형證, PF충당금 악영향" 우려
브로커리지, ELS 등 호조로 시장충격 미미

[서울파이낸스 김기덕 기자] 올해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과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채권 관련 손실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전망이다.

특히, 일부 증권사들은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인한 부동산PF 대출채권 관련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할 처지에 놓여 울상을 짓고 있다.

21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우리투자, 대우, 삼성, 현대, 미래에셋, 동양종금, 키움 등 7개 증권사들의 1분기(4~6월) 순이익은 전분기 보다 34% 감소한 356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감소의 직접적 원인은 5월 금리 상승 및 금리스와프(IRS) 스프레드 확대로 인한 대규모 채권평가손실 발생에 기인한다고 설명한다.

솔로몬투자증권 손미지 연구원은 "지지부진했던 주식시장에 금리 반등세로 인한 채권평가손실이 더해져 1분기 상품운용 실적은 더욱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지난해 4분기 금리 하락기에 채권 듀레이션을 적극적으로 확대시켰던 일부 증권사는 5월에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PF 채권 손실이 얼마나 충당금으로 계상될지가, 1분기 실적에 태풍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확한 실적은 다음달 초에 나와봐야 알겠지만, 만기에 모두 회수되는 채권평가손과는 달리 부동산 PF관련 손실은 '네거티브 이팩트'는 확실하다"며 "모 증권사는 현재 공시된 PF손실외에도 공표가 안 된 손실이 추가적으로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투자증권과 같은 대형증권사는 채권평가손이 큼에도 불구, 그동안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었던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불확실성 해소 및 브로커리지 수익력 개선으로 앞으로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pf관련 손실을 입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결국 유동성이 안 좋아져, 기존 신용공여 등의 영업활동이 위축되는 등 구조적인 문제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증시변동성이 축소되며 양호한 거래대금 증가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익 창출, ELS 발행 호조 및 견조한 이자수익 등 핵심이익 창출력은 지속되고 있어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감소가 전반적인 시장 충격으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첨쳐지고 있다.

최근에는 증시가 박스권을 돌파하고, 기준금리 인상이 경기회복으로 신호로 간주되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던 밸류에이션 상황까지 겹치면서 증권주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증권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HMC투자증권 박윤영 연구원은 "최근 개인거래 비중이 60%대에서 계속 지지부진한 상황이고, 시가총액 회전율도 여전히 200%를 크게 하회하는 등 거래대금이 추세적으로 상승하기 쉽지 않다"며 "또, 추가적인 금리 인상은 채권평가손실 발생으로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어 "간접투자시장에서의 자금 이탈과 함께 고객예탁금도 추세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등 자본시장에 자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신호를 찾기 힘들어, 업황개선이 아직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