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검색광고 시장 장악하나
NHN 검색광고 시장 장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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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2004년 이후 지속돼 온 오버추어와의 검색광고 제휴를 끝내고 자체 검색광고 플랫폼을 전면 도입한다.

이는 오버추어에 주는 수수료를 줄임으로써 검색광고 수입을 극대화하고 자회사인 NHN비즈니스플랫폼(NBP)을 통해 검색광고 대행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오버추어가 오랫동안 구축해 온 영업력을 NBP가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경우 광고시장의 혼란이 우려되는데다 중장기적으로 광고주들의 광고료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NHN 자체 검색광고 플랫폼 전면 도입 = NHN의 검색포털 네이버는 31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오는 2011년부터 검색광고 영역 전체를 자체 검색광고 플랫폼인 '클릭초이스'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현재 네이버에서 특정 단어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스폰서링크가 화면 상단에 위치하고 그 아래로 파워링크, 플러스링크, 비즈사이트 등의 검색광고가 차례대로 보여진다.

이중 스폰서링크는 외국계인 오버추어가 광고대행 업무를 맡고 있다. 오버추어는 클릭당 광고료 지급(CPC) 방식과 광고료를 많이 지불할수록 광고주를 검색화면 상단에 올려주는 방식을 결합, 전 세계적인 특허를 갖고 있다.

반면 스폰서링크 하단의 파워링크, 플러스링크, 비즈사이트 등은 네이버가 지난해 5월 설립한 자회사인 NBP가 자체 개발한 '클릭초이스' 플랫폼에 따라 운영된다.

네이버는 지난 2004년부터 오버추어의 스폰서링크 광고대행 계약을 체결했는데 올해 말로 완료된다.

네이버는 이미 올해 초부터 공식대행사 외에 소규모 대대행사도 네이버의 독자 검색광고 영업을 대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오버추어와의 결별을 대비해 검색광고 대행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해오다가 이번에 오버추어와의 결별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네이버 화면 상단의 스폰서링크를 비롯한 모든 검색광고 영역이 자회사인 NBP에서 광고 대행을 맡게 된다.

◇ NHN "수익 극대화+검색광고 독립" = 네이버가 검색광고 전 영역에 NBP의 검색광고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우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파워링크, 플러스링크 등 NBP의 독자 검색광고 플랫폼의 경우 별도 수수료가 필요 없지만 스폰서링크의 경우 클릭 수 등에 따라 네이버가 광고대행사인 오버추어에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광고료의 70%를 네이버가 일종의 자릿세로 차지하고 나머지 30%가량을 오버추어에 지급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국내 인터넷 키워드 광고 시장 규모는 1조원으로, 이중 수수료 명목으로 30∼40%인 약 4천억원이 오버추어 등 해외기업에 지급된 것으로 추정됐다.

중장기적으로는 NBP가 네이버 외에 다른 포털이나 사이트의 광고대행 업무를 맡아 국내 광고대행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내 온라인 검색광고 대행 시장은 수백개 사이트를 고객으로 확보한 오버추어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광고주가 오버추어에 광고를 의뢰하면 오버추어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 3사는 물론 수백개 고객 사이트에 광고를 게재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의 모든 검색광고를 NBP가 대행하게 되면 광고주들은 네이버에 검색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NBP를 통해야 하고 NBP는 이러한 영향력을 토대로 다시 광고를 게재할 외부 사이트를 확대할 수 있다.

실제 3위 포털업체인 네이트의 경우 지난 6월 오버추어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NBP로부터 검색광고 대행 제의를 받았지만 경쟁사업자의 자회사에 검색광고 대행을 맡기기는 무리라고 판단, 오버추어와 계약을 연장했다.

문제는 오버추어와 네이버의 계약이 완료되면 네이버에 광고 대행을 의뢰하는 광고주들의 광고는 네이트에는 노출되지 않게 돼 네이트의 검색광고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NBP는 현재 네이버와 옥션, G마켓에만 '클릭초이스' 플랫폼을 적용하고 있는데 광고주가 계속 늘어날 경우 손쉽게 다른 외부 사이트에도 '클릭초이스' 플랫폼을 적용하고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다.

NBP의 영향력이 확대되면 2, 3위 포털업체인 다음과 네이트도 네이버의 자회사인 NBP에 검색광고 대행을 의뢰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는 셈이다.

◇ 광고료 상승 우려 없나 = 통상 검색광고는 클릭당 광고료 지급(CPC) 방식을 채택하되 최저입찰가를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청바지'라는 키워드로 광고를 하고 싶을 경우 최저입찰가 이상을 대행사에 적어내면 높은 가격을 적어낸 순으로 해당 광고영역의 상단을 차지하게 되고 클릭 수에 따라 광고료를 지급한다.

현재 오버추어에서 책정한 CPC 최저입찰가는 100원으로, 광고주는 키워드 클릭당 최소 100원 이상을 광고료로 지급한다. 다만 '꽃배달'과 같은 인기 키워드는 경쟁에 따라 입찰가가 상승하게 된다.

NHN은 일단 '클릭초이스'의 CPC 최저입찰가를 70원으로 책정해 현행보다 30%가량 낮췄다. 오버추어에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는 만큼 CPC 최저입찰가를 낮췄다는 것이다.

그러나 키워드 광고의 경우 경쟁이 심화되면 최저입찰가가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만큼 최저입찰가 인하가 광고료 인하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무엇보다도 검색광고 대행 시장에서 NBP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광고료 인상을 제동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검색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는 1위 사업자인 네이버에 광고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NBP를 통해야만 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국내 검색광고 대행 시장이 NBP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동안 오버추어에 의지하던 군소 키워드 광고 대행사들도 이번 NHN의 결정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NHN의 이번 결정은 국내 검색광고 대행 시장에서 외국업체를 몰아내고 자회사인 NBP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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