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20억원까지 대출…투자자 유혹
[서울파이낸스 전종헌 기자] 통큰 치킨, 통큰 피자에 이어 통큰 증권사가 맹활약 중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최근 주식시장 활황세를 틈탄 증권사들의 투자심리 부채질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최근 코스피가 하루가 멀다 하고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한 몫 잡으려는 투자수요도 이곳저곳에서 감지돼 증권사들의 신용공여잔액(대출)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별 신용공여한도는 최고 2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선 증권사들의 통큰 신용공여가 증시활황 속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공여잔액(유가증권+코스닥)은 13일 기준 6조1224억원으로 2주만(3일 기준)에 1433억원 늘었다. 코스피가 21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활황에 따른 투자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증권사별 신용공여한도를 살펴보면 하나대투증권 최고 20억원, 현대증권 10억원, 한국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대우증권 최고 5억원, 삼성증권 3억원(개별심사 통해 증액 가능) 등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증권사가 신용공여한도를 크게 책정하는 배경은 대손율이 낮기 때문이다. 즉, 주식, 현금 등 대출담보가 있는 한편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반대주식매매 등을 통해 대출에 따른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석렬 하이투자증권 영업기획추진팀 차장은 "신용공여(주식담보)의 경우 담보가치가 떨어지면 반대매매 등이 이뤄줘 증권사로서는 손해를 보는 경우가 희박하다"고 말했다.
또 "부도(담보가치하락) 등 시장에 급변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증권사가 대출원금에 대해 손실이 보는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로서는 위험 부담을 모두 떠앉고 통큰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반면 증권사는 신용공여에 따른 안정적인 이자수익은 물론 시장에 투자 활력을 불어넣고 주식매매 수수료까지 기대할 수 있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자율은 신용등급과 신용공여기간에 따라 차이가 발생하며, 대략 연 6.5%~8.9% 수준이다.
증권사별 신용공여규모는 증가했다. 손해 볼 일이 거의 없는 탓이다. 지난 9월말 기준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삼성증권 3363억원(3월말 3218억원), 대우증권 3558억원(2981억원), 우리투지증권 7100억원(5220억원), 하나대투 2761억원(2435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은 7100억원(신용공여전체 7376억원), 현대증권은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감소했지만 신용거래융자금은 같은 기간 4462억원에서 5420억원으로 늘었다.
김건섭 금감원 금융투자업서비스본부 국장은 "증권사 신용공여 규모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판단한다면서 "하지만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