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거래소, 시장에서 통할까
석유거래소, 시장에서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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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가격 TF내, 이견 만만치 않아
증권사 연구원 "석유거래소가 뭐죠?"

[서울파이낸스 양종곤 기자] 정부가 고유가 대책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석유거래소' 신설 방안이 시장에 안착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 석유거래소 신설 방안을 내놓은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팀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치솟은 국내 휘발유 가격을 잡기 위해 가격 안정화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에 따라 정부 관계 부처와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석유 TF를 구성,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석유거래소 신설 등과 같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석유거래소란 국제유가 가격을 조절하는 기능을 지닌 국제석유거래소(IPE)와는 다르다. 국내 유가 가격 결정권을 국내 시장에 일부 이양해 적정된 시장가격을 찾는다는 취지다.

국제 유가 영향에 따라 국내 유가 불안정성이 크고 국내 정유 업체 가격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에 가격 결정권을 준다는 것.

하지만 현재 TF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TF에 참여한 모 연구원은 "석유거래소를 통해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현물시장인지, 선물시장인지, 시장에 임의적으로 맡긴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내 휘발유 가격에 대한 시급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채 성급히 결과만을 도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다른 TF참여 연구원 역시 "취지에는 동감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확정 사항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그는 "가격결정 구조 개선이란 큰 취지에서 석유거래소는 필요하다"며 "국내 유가 가격을 시장에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국내 유가 정책에 시급함이 불러온 '반짝 정책'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08년 초에도 국제 유가 급등에 따라 석유거래소 방안이 논의된 바 있지만 유가가 차츰 안정세를 보이자 논의자체가 수포로 돌아갔다.

석유거래소가 신설될 경우 정유업체는 물론 금융, 서민 경제 등 국내 제반 경제에 큰 파장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득실에 대한 분석은 커녕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은 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관련 업계 동정에 민감한 정유 업종 증권사 연구원들은 '석유거래소는 잘 모르겠다'며 생소하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들 중 일부는 석유 거래소 방안 시행되면 국내 정유업체가 반발할 가능성이 높아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한 국책기관 연구원 역시 "할 말 없네요. 정부가 발표할 때까지 기다리시죠"라고 말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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