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중국진출, 지분인수 방식 적합"
"국내은행 중국진출, 지분인수 방식 적합"
  • 황철
  • 승인 2004.11.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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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구원 분석, 중국계은행 지위 확보
외국계은행에 대한 차별규제 회피 가능

최근 중국의 은행산업 개방이 가속화되면서 국내은행들이 하나둘 중국 진출에 나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재와 같이 지점이나 현지법인 형태로 중국에 진출하는 것보다 지분인수 방식을 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국금융연구원 박해식 위원의 이러한 주장은 지분인수 방식을 택할 때만 중국계은행의 지위를 확보해 외국계은행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

현재 중국정부는 ▲지점 또는 현지법인 개설 ▲합자 또는 독자은행 설립 ▲지분인수 형태의 중국 진출을 허용하고 있다. 이중 지분인수 형태의 경우 중국계은행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지만, 다른 두 형태의 경우 외국계은행의 지위를 갖게 된다.

박 위원은 “중국의 WTO 가입 후 외국계은행의 진출 확대로 중국 은행산업의 구조변화와 경쟁격화가 예상 된다”며 “외국자본의 총참여비율이 25% 이하일 경우 지분인수 대상 은행이 중국계은행의 자격을 누릴 수 있어 여타 외국계은행과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은행이 지분인수를 통해 중국에 진출할 경우, 투자대상 은행의 기존 지점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현재 중국 내에서 광범위한 지점망을 새로 확보하려면 대규모 자본투입이 필요하므로, 중국계은행과의 경쟁은 자금력이 풍부한 소수 대형 외국계은행만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분인수를 통해 중국에 진출하면 지점망 신설을 최소화할 수 있어, 외국계은행이 가져야 할 시장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게 박 위원의 분석이다. 또 국내기업이 현지금융수단으로서 중국계은행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위원은 “과거 공적자금에 의존, 금융구조조정을 실시하던 중국정부가 최근 외국자본을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새로운 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지분인수를 통한 중국진출은 이러한 중국정부의 태도와도 맞아 떨어진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정부는 외국 자본의 지분참여를 장려키 위해 2004년부터 100% 정부소유은행인 중국은행과 건설은행의 주식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지분인수 방식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중국계은행에 대한 지분참여의 경우 투자대상은행이 제공하는 자료의 투명성과 신빙성이 떨어져 적정한 가격책정이 어렵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다수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정부에 비해 개별 외국계은행의 지분참여비율이 20%로 제한돼 경영권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무엇보다 중국계은행이 금융서비스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내은행보다 선진 외국계은행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이에 대해 박위원은 “이러한 부정적 요소들은 있지만 국내은행이 현재와 같이 지점 또는 현지 법인 형태로 중국에 진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금융전문인력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통해 중국계은행이 요구하는 금융기법과 상품을 제공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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