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기아차 '5950원의 신화'
[마켓인사이드] 기아차 '5950원의 신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최근 변동성 높은 증시와 불안한 대외 악재가 깊어지자 "한때 그랬는데" 는 회한의 목소리가 증권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자주 회자되는 게 일명 '기아차 5900원 신화'다.

기아차는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1998년 회사정리절차를 개시하고 그해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됐다. 당시 1월 평균 주가가 '5950원'이었다.

첫번째 위기는 2008~2009년 금융위기였다. 2008년 11월 코스피는 800선에서 그해 말 1300선까지 접근했지만 다음해 봄 400~500선으로 급락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기술적 반등은 없다"는 말이나올 정도였다.

증시는 충격에 휩싸였고 기아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가는 5000원 후반대를 넘지 못했다.

증권사들 평가도 냉정했다. 6월 한 증권사는 현대차 만큼의 벨류에이션을 받지 못한다며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이미 그해 3월 4000억원 규모의 BW발행으로 이미 주주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평가를 받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었다. .

11월이 돼서야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경영개선 노력으로 실적이 가시권에 들었다. 그해 11월 '10년만에 본격적인 턴어라운드'를 갖췄다는 증권사 호평을 받게 된다.

2010년 본격적인 주가 상승곡선이 시작됐다. 그 해 2월 2만원이던 주가는 5월 처음으로 3만원선을 돌파한다. 이후는 파죽지세였다. 12월에 5만원 돌파, 올해 3월 평균주가는 7만원을 넘겼고 7월에 평균주가 최고점인 7만7400원을 찍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5950원에서 이날 종가기준 6만9000원에 도달까하는데 걸린 기간은 3년이었다.

그 사이 분기별 최고 실적 달성, 미국 시장 개척 등 수많은 성과를 일궈 현재는 '세계 10위권의 완성체업체'로 거듭났다.

이같은 기아차를 두고 보다 단순히 폭등의 예로 논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오히려 보다 짧은 시일내에 급등한 종목 사례는 찾아보면 많다.

현재와 같이 대외 악재 위기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시점에서 단순히 시세차익을 위해 테마와 이슈에 따라 종목 갈아타기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게 더 큰 의미로 보인다.

7년 넘게 증권사 지점에서 근무한 영업직원 마저도 "기아차가 정말 '미친듯이' 올라가더라구요. 인식의 전환이 늦었죠. 기아차는 환골탈퇴하고 있는데 왜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아쉬워했다. 

지금도 제2의 5950원 기아차 신화가 되려는 종목은 분명 있다. 과거 기아차가 보여줬듯이 기준은 결코 주가가 아니라 실적이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