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서울저축銀의 '수상한'(?) 주가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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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연속 '上'…"급등 사유 없다"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누가 왜 사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이상하네요."(한 증권사 관계자)

서울저축은행이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갖가지 추측을 쏟아내고 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서울저축은행은 전거래일보다 245원(14.94%) 오른 1885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최근 상승세는 '악재'도 빗겨나가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저축은행은 전 대표이사를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고 공시했다. 자기 자본의 4.68% 에 해당하는 179억2000만원 규모의 부당대출 혐의다. 이같은 사실이 공시되기 전날 오전부터 이미 주가는 급등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 26일 거래량은 1만7900주였는데 호가 공백이 컸다"며 "250주 정도가 1300원선 부근에서 몰렸는데 이같이 거래량이 없는 종목은 몇 주만 들어가도 쉽게 올라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가 왜 사는지는 모르겠다고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서울저축은행은 '수급'이 없는 종목이다. 지난 8월29일 부터 지난달 21일까 지 두달 동안 개인, 기관, 외국인의 매매량이 '0'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없다보니 일부 투자주체의 '높은' 호가로 주가가 출렁일 수 밖에 없다. 지난 26일 개인이 3100주를 팔았는데 오히려 상한가를 기록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최근 '영업정지' 저축은행 매각이 급물살을 타는 등 경영권과 관련된 물밑작업이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웅진그룹은 700억원을 투입해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당시 웅진은 금융업 진출을 통한 사업다각화라는 경영 밑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올해 초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며 상황은 달라졌다. 저축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문제가 되자 웅진은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했다.

지난 6월 800억원, 9월 900억원의 두차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1700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인수자금 700억원까지 더하면 웅진자금은 총 2400억원을 1년새 쏟아붓게 된다.

하지만 서울저축은행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웅진그룹 자체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지난 9월 이경화 NICE 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건설 PF 우발채무와 저축은행 PF대출 관련 위험은 그룹 재무안정성에 상당히 부정적인 요소"라며 "극동건설과 서울저축은행의 건전성 확보가 그룹과 웅진홀딩스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해 웅진그룹의 계열사 실적을 살펴보면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인 계열사는 서울저축은행, 극동건설, 웅진폴리실리콘 등 3곳이며 이중 서울저축은행이 1106억원으로 가장 높다. 특히 계열사 중 부채비율도 1조1101억원으로 가장 높다.

서울저축은행에 대한 시장 평가도 냉담하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업체여신 증가 등으로 인한 이자수익이 감소하며 영업비용이 영업수익을 상회함에 따라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영업수익 확대에도 캠 코 매각 PF채권 관련 충당부채 전입, 대손 비용 증가로 인해 수익성 회복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난 3분기에 영업손실 285억원, 순손실 27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094억원, 당기순손실은 1142억이었다.

웅진이 들인 자금보다 1000억원이 낮아 '밑지고 팔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서울저축은행의 시장가치는 이날 시가총액기준으로는 1440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저축은행 자산건전성에 대한 리스크가 시장가치 할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시가총액보다 훨씬 낮은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서울저축은행 측은 이러한 추측은 '억측'일 뿐 그룹의 매각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이 진행 중인 것은 없다"며 "웅진 측에서도 경영 관련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거래소 측은 서울저축은행의  주가 흐름에 대한 이상 여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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