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증권사, '자체 원장 구축' 승부수 통할까
중소증권사, '자체 원장 구축' 승부수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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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비용 절감·상품 개발 '得' VS 운영비용 증가'毒'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최근 중소형증권사들이 코스콤 위탁운영에서 탈피해 자체 원장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자체 원장을 확보할 경우 상품 개발 용이, 수익 구조 다변화 등의 장점이 생기지만 모든 증권사들이 나서지 못하는 데는 말못할 속사정도 있다.

28일 이트레이드증권은 차세대플랫폼으로 IBM유닉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부터 이트레이드증권이 구축하려는 차세대 원장시스템 구축사업 일환이다.

현재 중소형 증권사들은 자체 원장 구축에 한창이다. 동부증권이 올해 초 원장시스템 작업을 마쳤고 지난 4년 전부터 IBM과 원장 아웃소싱으로 준비작업에 나선 HMC투자증권은 내년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올해 NH투자증권도 자체 원장을 확보한 상황이다.

원장은 증권사의 메인서버로 보면 된다. 계좌개설업무 등 증권사 제반업무가 원장을 통해 운영된다.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대부분 자체 원장을 확보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자체 원장을 원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비용절감 효과다. 증권사별로 차이가 나지만 연간 몇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위탁비용이 든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한다.

또 하나의 이유는 자체 원장을 확보할 경우 자체 사업이 용이해지는 장점이 있다. 특히 상품 개발면에서 효과가 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콤에서 위탁해 공동원장을 사용할 경우 독자적인 업무를 개발하면 타 증권사도 같이 써야하는 문제 등이 발생해 원하는 업무를 할 수 없다"며 "하지만 자체 원장을 개발하면 상품 개발 속도가 빠르고 시장 대응 속도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형증권사 모두 자체원장 확보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역시 비용 문제다.  자사로 원장을 이관할 경우에도 이관비용이 들고 향후 운용비용도 중소형사에게 큰 부담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자체 원장을 구축하는데 비용부담이 크다"며 "하드웨어, 솔류션 비용도 있지만 원장 운영을 위해 신규로 40~50명을 새로 뽑는 등 인건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점수가 작은 증권사의 경우 '돈'이 있어도 선뜻 나서기가 힘들다. 원장 운용비용은 지점개수 대비로 비용이 산정되고 있는데 통상 20개 지점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즉, 20개 미만의 지점을 갖는 증권사의 경우 위탁하는 게 더 수지가 남는다는 얘기다.

한편, 자체 원장을 막 오픈한 증권사들의 경우 공교롭게도 한번씩 전산사고가 발생해 시장의 신뢰에 금이 간 점도 부가적인 이유가 된다.

일례로 지난 6월 발생한 NH투자증권의 HTS사고는 지난해 11월 원장 도입 후 발생했다. 동부증권 역시 지난 11월 HTS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동부증권 측은 "원장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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