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먹구름 낀 건설사들···1분기 삼성·현대만 웃었다
실적 먹구름 낀 건설사들···1분기 삼성·현대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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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5곳 중 3곳 수익 30~50% 급감···원가율 상승 탓
주택‧건축 부문 매출은 감소했는데···원가‧판관비는 증가 
"원가 절감, 비주택 사업 비중 확대로 수익성 회복할 것"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 주요 건설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0%씩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높아진 자금 조달 이자와 원자잿값 상승분이 공사비에 지속적으로 반영되면서 국내 주택 사업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결과다. 이 가운데 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건설부문)과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포함)은 해외 부문 호실적에 힘 입어 1분기에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8일 상장 대형건설사 5개사(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 잠정치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도급순위 1, 2위 이하 건설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 이상 하락했다.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곳은 지난해 1590억원에서 올해 710억원으로 55.6% 급감한 GS건설이다. 매출과 당기순이익 역시 3조710억원, 1380억원으로, 각각 12.6%, 15.5% 감소했다. 지난해 4월말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와 원가율 조정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흑자 전환했으나 1년 전과 비교해 수익성이 반토막 났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148억원으로 전년 동기 1767억원보다 35.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983억원에서 915억원으로 6.9% 축소됐고, 매출은 2조6081억원에서 2조4873억원으로 4.6% 줄었다. 

DL이앤씨의 경우 1분기 매출은 1조8501억원에서 1조8905억원으로 소폭(2.2%) 늘었지만 수익성이 받쳐주지 못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9억원으로 전년 동기(902억원) 대비 32.5%, 순이익은 260억원으로, 전년(938억원)보다 무려 72.3% 줄었다. 

이들 건설사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건설 경기 침체 속 고금리와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건축‧주택 부문의 수익성 하락이 꼽혔다. 

실제 건설사 3곳의 주요 사업 부문별 매출을 비교하면 경기 불황에 따라 주택‧건축 부문 실적이 부진했다.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GS건설의 경우 △건축·주택 2조3870억원 △신사업 2870억원 △인프라 2630억원 등 주요 사업 본부 매출이 모두 감소(13.7%, 11.7%, 4.0%)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주택건축 1조5977억원, 플랜트 2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28.9% 감소했다. DL이앤씨는 주택과 토목에서 각각 6733억원, 1993억원을 올려 13.3%, 3.3%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처럼 주요 사업 매출은 줄어든 반면, 원가율과 판매관리비(판관비) 등은 상승하며 건설사들의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원가율은 △대우건설 91.3% △GS건설 91.0% △DL이앤씨 90.4%로 각각 전년 동기(89.0%, 90.1%, 89.6%)를 모두 상회했다. 이 가운데 대우건설의 경우 전년 대비 100억원가량 판관비를 줄였지만, GS건설과 DL이앤씨는 각각 1872억원에서 2050억원, 1028억원에서 1201억원 늘어났다. 

경기 침체에 따라 건설사 수익이 급감한 가운데 업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포함)은 해외 수주 호조 등에 힘 입어 성장세를 이어갔다. 삼성물산의 올 1분기 매출액은 1년 전보다 21.4%(9840억원) 늘어난 5조5840억원, 영업이익은 15.4%(450억원) 증가한 3370억원이었다. 대만 가오슝 복합개발, 울산 삼척 수소화합물 발전소 인프라 공사 등 2조4000억원을 수주했다. 다만 삼성물산의 영업이익률은 1년 전 6.3%에서 6.0%로 하락했다.

현대건설은 5개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 2.88%에서 올 1분기 2.94%로 소폭 개선됐다. 매출은 41.7%(2조5142억원) 늘어난 8조5453억원, 영업이익은 44.6%(774억원) 증가한 2509억원이었다. 현대건설 측은 주택 부문의 견조한 실적과 함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 처리시설 등 해외 대규모 공사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마냥 좋아할 수 없는 게 현재 날로 악화하는 건설 경기와 고금리, 높은 원자잿값과 공사비 등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원가 절감 및 내실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 관리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건설사 실적이 1분기 바닥을 찍고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주택 부문 사업성이 악화하면서 대형건설사 대부분 해외 신사업이나 플랜트 사업 등 비주택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원가율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주택 원가율은 대부분 비슷하고 사업 비중을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실적이 많이 달랐는데 내부적으로 도급 계약 변경과 함께 주택‧건축 부문 원가율 개선 위한 혁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다만 최근 가격이 안정화되고, 주택 외엔 토목‧플랜트 부문 원가율은 나쁘지 않고, 해당 사업 부문 비중을 확대할 계획인 만큼 올해 안에는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원가 절감에 주력했고 비용을 보수적 반영해 수익성이 많이 하락했지만 향후 공사 본격화 및 해외 신사업‧플랜트 사업 확대 등에 따라 올해 하반기 이후부터는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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