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선 재탈환…안착 여부 '관건'
코스피 2000선 재탈환…안착 여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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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주연·外人 조연 '흥행작'…전문가 의견 엇갈려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코스피가 6개월여만에 장중 2000선을 넘어섰다. 

9일 오전 11시13분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8.41포인트 오른 2000.00을 기록했다. 2000선은 지난해 8월4일 이후 처음으로 딛은 지수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8월5일 이후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금융위기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급락, 두 달만인 10월4일에는 1658.06까지 내려갔었다. 하지만 이후 4개월만에 340포인트 가까이 오르며 2000선 고지를 재탈환했다.

지난 2000선이 차·화·정의 강세와 외국인의 순매수 덕분이라면, 이번 2000선 재탈환은 전기전자업종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펀드투자가 그 주인공이다. 외국인은 막판 캐스팅보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8월5일 이후 현재(8일 낮 12시)까지 코스피에서 개인은 모두 12조3745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급격한 롤러코스터를 타는 증시가 개인투자자들의 공포감을 유발한 것이다. 개인들은 주로 전기전자와 운수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보유물량을 청산했다.

개인이 내놓은 매물은 기관이 받았다. 기관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10조6218억원 어치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대부분 개인이 뱉어 놓은 전기전자를 사들였으며 서비스업과 제조업도 조금씩 담아갔다. 특히 투신권은 펀드를 앞세워 전기전자 업종 매수에 집중, 업종지수를 25% 이상 상승시켰다.

그러나 이달 들어 지수 2000선 고지가 임박하자 투신권의 마음이 돌아섰다. 기관의 적극적인 펀드 환매에 코스피는 2000선 고지 직전에서 번번이 미끄러졌다.

그러자 외국인이 나섰다. 기관이 매도포지션으로 돌아선 지난달 중순부터 외국인은 대부분의 업종의 매수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에 풍부한 유동성을 불어 넣었다.

전기전자는 물론 금융과 제조업, 화학, 서비스업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외국인들의 '사자'주문이 이어지자 코스피는 반년만에 2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8월5일 이후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2조2799억원에 그쳐 기관보다 훨씬 낮았으나 캐스팅보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제 관건은 안착 여부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문제가 극단적으로만 흐르지 않는다면 2000선 안착은 크게 무리가 없다"며 "해외 주요국들의 경기부양책과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등이 기반을 단단하게 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12월21일 이후 외국인의 지난해 총 순매도금액(약 9조원)의 90%가 다시 유입됐다"며 "외국인의 매수여력이 소진되어감에 따라 1차 유럽 장기대출(LTRO) 자금이 계속되는 이달 말 이후에는 2000선 돌파랠리 전망이 불투명하다"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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