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 위기대응능력 약화" - 우리투자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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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국제 금융시장의 상호연계성이 높아지면서 거래 상대방에 대한 리스크가 부각되는 가운데,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대응능력은 금융위기 전에 비해 현저히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채권분석팀장은 'LTRO 이후 글로벌 은행의 거래상대방 위험은?'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스템 붕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주 거래상대방인 글로벌 대형은행에 대한 주기적인 리스크 분석과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시행이후 미국 경기지표 호조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말 이후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우려요인들이 완화되고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가능성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글로벌 은행산업의 불안요인으로 잔존해 있다.

이처럼 계속되는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자금중개와 신용공급을 담당하는 글로벌 대형은행에 대해 거래상대방 리스크 분석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국내 금융기관의 대부분은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은행들은 지속적으로 펀더멘털을 강화하려 노력한 결과 부실자산 축소에 따른 실적 개선, 자본적정성 비율 상승 등 일정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그리스 부도위기와 재정위기 전염 우려 확산,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중요한 크레딧 이벤트가 잇따르면서 실적 개선 속도가 뚜렷하게 둔화되거나 악화됐다.

미국 은행의 경우, 재무지표의 전반적인 개선속도는 점차 둔화되고 있으며 저금리 기조 하에서 수익성 개선 속도는 다소 정체된 양상을 나타냈지만,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수익 감소폭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자본 측면에서는 레버리지를 통한 외형확대보다는 자산매각과 이익유보 등을 통한 유동성 및 자본확충에 중점을 둬 규제자본요구를 충족하고, 충격흡수 능력을 향상하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유럽 은행의 경우, 유럽 은행은 2011년 주요 사업국가별로 차별화되는 실적을 나타내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직전연도에 비해 재무지표가 다소 약화된 모습이다. 그리스 국채 상각과 NIM 하락 등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약화됐으며 지난 12월과 2월 두 차례 LTRO 수혜의 영향으로 최악의 국면은 넘겼지만, 금년 6월 말까지 EBA가 요구하는 수준의 자본확충을 달성해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신 팀장은 올해 글로벌 은행들의 리스크 요인으로 ▲여전히 불안한 부동산과 국채자산 ▲소버린 부담에 따른 국채부담 확대 ▲유럽 은행의 자체자금조달비용 상승가능성 ▲모기지 소송과 글로벌 금융규제 등을 꼽았다.

신 팀장은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자산매각과 비용절감 등을 통한 글로벌 은행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 기조는 201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유럽 소버린 이슈, 경기 성장 둔화 등 대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 요인들이 잔존하는 가운데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글로벌 은행들에 대한 투자 심리는 지난해 말을 정점으로 상당히 완화되고 있지만, 펀더멘털 회복으로 보기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금융규제는 글로벌 은행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리스크는 전례없이 높아졌지만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대응능력은 금융위기 전에 비해 현저히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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