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실기업 유증…투자자 피해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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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96억 파미셀, 350억 유증
상폐위기 엔스퍼트, 6차례 진행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최근 적자에 시달리는 일부 상장사들이 매출의 수배에 이르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들어 34개 유가증권시장상장사에서 모두 3조4752억8483만3704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이 공시됐다. 같은 기간 코스닥상장사에서는 57개 업체에서 모두 2391억1572만7882원 규모다.

지난해 추락했던 증시가 되살아나면서 활황 장세를 운영 자금 마련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유상 증자가 자칫 물량부담으로 이어져 시장의 부담으로 되돌아올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하이닉스의 유상증자 규모가 가장 컸다. 총 2조3425억5000만원규모다. 대규모 유증이지만 증시 충격은 크지 않다. SK라는 확실한 자금줄이 확보된 제3자 배정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1106억5585만5000원 규모를 유증하는 한라건설도 제3자 배정방식이라 유증 발표 직후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문제는 파미셀이다. 파미셀은 지난 10일 총 350억원 규모의 유증결정을 공시했다. 코스피상장사 중 3위 규모로 유증이 주주배정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주가희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증 발표 직후 현재 파미셀의 주가는 7% 가량 하락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파미셀의 유증규모가 사업성적에 비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파미셀은 2011년 매출이 전년 대비 51.7% 증가한 96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6.9%, 10.8% 감소한 139억원과 151억원으로 설립이래 10년이 넘도록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이 자금을 운영자금, 줄기세포치료제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미셀은 모회사 합병 전(당시 에프씨비투웰브)는 지난해 2월에도 40억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한 바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위기 기업들의 유상증자가 큰 골칫거리다. 비앤비성원의 경우 유증 공시 규모가 200억원 규모로 가장 컸지만 사업보고서 미제출에 따라 비앤비성원의 상장폐지절차가 진행 중이다. 비앤비성원의 2011년 매출액 1231억491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0.8%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24억2554만원으로 전년 대비 51.1% 감소했다.

가장 큰 투자자피해는 엔스퍼트에서 발생했다. 엔스퍼트는 지난 1월17일 158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공시했다. 2월 중순 실시된 유증에서 청약률 25.89대1로 유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가 싶었지만 3월19일 자본잠식에 따른 상폐사유 발생으로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엔스퍼트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무려 6차례의 유상증자를 단행해왔다. 특히 지난해 5월과 10월의 유상증자는 각각 1420만주와 2020만주에 달하는 초대형 유증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말 2498만주였던 엔스퍼트의 상장주식 수는 현재 7867만주 규모로 늘어난 상태다. 1년만에 3배로 증가한 이 주식들은 '일단' 휴지조각이 됐다.

한 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불어난 주식 수만큼 주가를 떨어뜨리게 되는 만큼 유증이 잦은 회사라면 투자를 신중히 하는 것이 좋다"며 "만약 유상증자에 참여하려 한다면 회사의 재무 상태와 유증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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