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저축은행株 투자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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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최근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진흥저축은행이 등기임원인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의 배임혐의로 돌연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갔다.

이번 사건으로 진흥저축은행의 상폐가 결정된다면 지난해 9월 제일저축은행을 시작으로 올해 솔로몬저축은행과 한국저축은행에 이어 4번째 사례가 된다. 1년도 안 돼 상장저축은행 7곳 중 4곳이 증시에서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경영 상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기업의 경우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상장폐지 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번 저축은행 사태에 적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이 물려(?) 있다는 점이다. 

또 이들 투자자들은 확인되지 않은 근거없는 풍문으로 피해를 입게 됐다. 지난해 제일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 거래일인 9월16일 주가가 오히려 6% 가까이 상승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당시 시장에서는 '제일저축은행은 괜찮다'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후에도 저축은행주들은 구조조정 명단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상승세를 보여왔다.

반면 기관 및 외국인투자자들은 정 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같은 날 외국인은 보유지분을 4000억원 이상 매도하며 '난파하는 배'에서 뛰쳐나왔으며, 기관은 아예 5월부터 지분을 줄인 뒤로 저축은행주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특히 이번에 거래정지된 진흥저축은행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진흥저축은행 주가는 599원에 불과했으나 3분기 중 저축은행 6곳에 대해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의 공동조사가 시행된다는 소문에 들썩이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공동조사에 상장저축은행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확실한 풍문이 돌았고 지난달 31일부터 7일까지 진흥저축은행은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주가도 두배 이상 급등하며 1410원까지 치솟았다. 이번 역시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는 보유지분을 늘리지 않았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30일 이후 신민저축은행은 7일, 서울저축은행은 5일, 푸른저축은행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모두 개인투자자들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러나 9일 신민저축은행은 이상급등으로 거래정지 됐고 서울저축은행은 6%, 푸른저축은행은 11% 하락했다. 10일에도 이들 저축은행주들은 3~8% 가량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당장 진흥저축은행의 상폐 여부를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설령 거래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을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기관이나 외국인투자자들에 비해 정보력 측면에서 현저히 뒤쳐질 수밖에 없는 것이 주식시장의 태생적 환경이다. 단기 시세차익만을 염두한 이같은 '불나방식 투자'가 반복되는 한 '투자문화의 선진화'는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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