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통신사들의 '애플 떠받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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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애플의 '아이폰5' 출시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SK텔레콤과 KT가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음성LTE를 지원하지 않는 아이폰을 위해 '와이드밴드 오디오'를 적용했으며 와이파이 채널 2개를 하나로 묶어 속도를 높이는 '채널본딩' 기술을 도입했다. 또 기존 아이폰 유저를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파격적인 보상 판매안을 내놨다.

하지만 이 같은 이통사들의 지나친 '애플 사랑'은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와이드밴드 오디오의 경우 그동안 양사는 통신망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AMR-WB 코덱을 지원하지 않았다. 특히 아이폰5가 국내 LTE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소문에 미국 애플 본사로 인력을 파견해 애걸복걸 했다는 후문이다.

국내 통신사들의 애플사랑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보상판매의 경우에도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10~20만원대인 것에 비해 아이폰의 경우 2배가량 많은 40만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보조금의 경우에도 국내에선 제조사들이 어느 정도 지급하는 것에 비해 애플은 단 한푼도 지불하지 않는다. 반대로 아이폰 판매로 얻은 이통사들의 수익 중 일부를 받아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까지 이통사들이 애플에 목을 매는 이유는 가입자 유치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애플의 제품에 대한 고객 충성도는 높은 편이다. 그러나 이통사들에겐 애플 제품은 가입자 유치를 위한 수단일 뿐 오히려 수익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확한 출고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단말기 보상판매, LTE 보조금, 판매수수료 등을 지급하고 나면 이통사들은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나온다.

물론 애플 제품을 통해 끌어들인 가입자들이 장기고객으로 이어질 경우 수익성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욱이 사실상 독과점 형태의 통신시장의 경우 업계 순위는 곧 경쟁력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가입자 유치경쟁은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불합리한 부분까지 감수하는 국내 통신사들의 애플 떠받들기는 여타 스마트폰 고객들에게 역차별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 국내 통신사들이 떠받들어야 할 대상은 애플이 아닌 합리적인 서비스를 받기 원하는 고객들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상기시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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