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국내 화장품업계 해외진출 '날개'
[창간특집] 국내 화장품업계 해외진출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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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민경기자] 한류(韓流) 열풍에 국내 화장품도 인기몰이가 거세다. 저렴한 가격에 우수한 품질을 내세운 한국 화장품이 외국인 관광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것. 이에 힘입어 화장품 관련 주가도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 '훈풍'

최근 관세청이 서울 시내면세점 6곳의 국산품 판매현황(1월~7월 누계)을 집계한 결과, 국산품 판매는 전년에 비해 62% 증가했다. 국산품 품목에서도 화장품은 판매 1위를 차지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화장품 판매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 늘어난 2067억원으로 국산품 전체 판매실적의 66%를 차지하며 지난 2010년부터 줄곧 인기 품목 1위를 지키고 있다.

관세청은 이 같은 판매 호조의 주요 원인을 일본, 중국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 증가를 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7월 방한관광객 잠정 통계'에 따르면 7월 외국인 관광객은 월별 최초로 100만명을 넘어선 이후 현재까지 635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것이다. 특히 일본(33.3%), 중국(23.9%) 관광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증가율은 각각 26.7%, 30.6%로 중국 관광객이 더 많았다.

외국인 관광객의 구매행위는 한류 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관세청이 '외국인 관광객 국산품 구매 성향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964명 중 777명(80.6%)이 국산품 구매 고려 시 '영향을 받았다'고 답해 한류가 국산품 인지도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이렇듯 한류 열풍이 외국인 방문객을 국내로 발길을 돌리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지만 실제 제품 구매 시에는 가격과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따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산품 구매 동기'를 묻는 질문에 10명 중 6명이 '가격 저렴'(32.2%)과 '품질 우수'(28%)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어 '브랜드 인지도'(13%), '한류 열풍'(12%), '한국적 상품'(9%), '디자인'(5%) 등으로 답변했다.

아울러 한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은 일본, 중국 관광객의 '한류 열풍' 선택 비중이 타 국가 관광객보다 많았다. 또한 외국인 구매 금액의 90%를 일본(49%), 중국(41%) 관광객이 차지했다.

국내 화장품의 성장세는 수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식약청이 지난해 화장품 생산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화장품 생산 및 수출 실적 모두 연간 사상 최대 기록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화장품 수출은 8억500만 달러(8920억원)로 전년 대비 3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수출입 무역적자 역시 2009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2011년 수출 상위 10개국의 수출액은 7억2150만달러(89.7%)로 2010년 5억 2580만달러(88.1%)에 비해 약 1.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홍콩 수출 비중이 전년 대비 62.3%로 두드러졌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가장 많았던 국가는 중국으로 2억2868만달러를 기록, 전체 점유율 31.7%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일본 1억2168만달러(16.9%), 홍콩 9251만달러(12.8%), 대만 6267만달러(8.7%), 태국 5785만달러(8%)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화수 북경 신광천지매장에서 고객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출처: 아모레퍼시픽>
◆국내업체 해외진출 활발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은 1964년 국내산 화장품으로는 최초('오스카' 브랜드)로 해외 수출을 달성한 후 90년대 초부터 글로벌브랜드 전략을 추구하며 중국과 프랑스에 공장을 설립, 현지 생산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북미, 서유럽, 동남아시아, 대중화권, 일본의 세계 5개 권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특히 중국, 미주, 프랑스를 3대 축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러한 노력은 글로벌 사업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져 2011년 말 매출 3272억원(화장품 사업부문)을 달성했다. 이는 2010년 대비 23%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중국 사업의 경우 34% 가량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 상반기에도 중국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4% 증가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또한 국내 면세점 판매역시 2008년부터 연평균 25.3%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9.4% 성장을 이루며, 1조50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올해도 아모레퍼시픽의 면세 시장은 18.7% 성장해 1조8000억원의 시장 규모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설화수', '라네즈'와 같은 대한민국 대표 뷰티 브랜드에 대한 외국인 고객의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면세점 내 국내 브랜드 진열 면적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향후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약 45% 수준으로 향상시켜 5천억 매출 이상의 글로벌 메가브랜드 10개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에서 전체로는 5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인 LG생활건강 역시 중국과 일본 등을 중심으로 해외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기초 및 색조 등 화장품 해외 매출이 1333억원에 그쳤던 것이 올해는 3분기만에 매출은 1399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자회사인 더페이스샵의 올 상반기 중국 매출은 전년 대비 146%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최근 해외 브랜드를 인수하거나 자국 기업과 손을 잡고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올 2월에 일본화장품 브랜드 긴자스테파니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 일본 현지 화장품 건강 기능식품 업체인 에버라이프를 인수했다. 지난 11월에는 자연발효 화장품 숨37을 일본의 대표적인 대형 백화점 다이마루 교토점에 입점시키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일본 최대 유통업체인 '이온'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고 800여개의 더페이스샵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던 싱가포르 '더페이스샵' 판매총판을 확보하기도 했다.

중국시장에서는 화장품 유통경험이 많은 헝청(Heng Cheng)을 통해 점포를 오픈하고 칼라믹스(Colourmix) 매장에도 더페이스샵 제품을 입점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상하이 법인을 중심으로 베이징, 난징 등 중국 내 9개 영업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백화점 500여 매장과 전문점, 마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 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2005년 국내 명품 브랜드 '오휘', 2006년 8월 최고급 브랜드 '후'를 론칭해 상하이 '바바이' '주광', 베이징의 '옌사' 등 2011년 약 40개의 오휘·후 백화점 매장을 확보하는 등 글로벌 명품 화장품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내년에는 색조 전문 브랜드 VDL 사업의 해외 진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VDL 사업으로 색조 화장품 부문 비중을 현재 15% 수준에서 글로벌 화장품 기업 수준인 35%대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한 LG생활건강은 인수한 일본 화장품 회사를 일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아, 현지 노하우 등으로 일본시장에서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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