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의 상대적 약세 배경과 전망
국내증시의 상대적 약세 배경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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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동락 한양증권 연구원
KOSPI는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글로벌 주요증시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 단기 고점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기대했던 1월 효과와도 거리가 멀다. 연말∙연초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추가상승이 제한되는 표면적인 이유는 미국 부채한도 증액과 관련된 불확실성, 그로 인한 매크로 모멘텀 지연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는 여타 증시 모두 공통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안이다. 따라서 유독 국내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배경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디커플링 원인은 국내증시만이 지닌 특수성에서 비롯되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보다 정확한 이유를 찾기 위해 연초 이후 KOSPI 내부 스케일별·업종별 등락률을 점검해 봤다. 그 결과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성과가 월등히 좋았고, 수출관련 섹터보다는 내수비중이 높은 섹터 또는 경기방어 섹터가 기간조정 양상에서도 선전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조롭지만 이를 통해 내린 결론은 국내증시가 여타 증시보다 환율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스케일별·업종별 등락률이 엇갈렸고, 시총비중이 높은 수출 섹터 부진이 국내증시의 저조한 수익률로 직결됐다고 볼 수 있다.

환율은 이미 당사 1월 증시전망과 데일리 시황을 통해 반복적으로 제기했던 비우호적 변수 중 하나다. 작년 12월 한국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5.5% 감소했고, 수입 역시 5.3% 감소해 수출입 모두 크게 감소했다. 전년대비 조업일수가 3일 정도 줄어들었고 일평균 수출 규모는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수출경기가 위축됐다고 볼 수 없지만 원화강세 및 엔화약세에 따른 수출감소 요인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향후 수출회복 또한 상당히 더디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환율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완화됐고 산업구조 또한 환율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도체, 조선, 석유제품의 비중이 높아졌지만 원화강세 및 엔화약세가 지금처럼 지속될 경우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철강, 가전 등은 수출 둔화가 불가피하다.

관건은 일본의 공격적인 통화정책 변화로 엔화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2일 끝난 BOJ 금융정책회의에서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조치들이 단행됐다. 일본 정부와 BOJ는 공동성명을 통해 물가목표치를 2%로 상향 명시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2014년부터 기간을 두지 않는 무제한 자산매입을 공식화했다. 이는 시장이 이미 예상했던 수준이라는 점에서 재료노출 인식에 따라 엔화약세가 주춤할 수 있지만 속도조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BOJ의 의도적인 자산 확대를 제외하더라도 미국과 유럽의 리스크 수위가 차츰 완화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엔화수요는 갈수록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기저효과가 소멸된 일본경제는 작년 3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환됐을 뿐만 아니리 무역수지 적자를 빠르게 극복하기도 어렵다. 결국 국내증시가 비우호적인 환율변수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환율에 대한 내성이 강화되거나 이를 상쇄할 강한 모멘텀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지만 당장 시장 변곡점을 만들어낼 에너지는 부족하다. 환율을 제외하더라도 4분기 기업실적, 매크로 여건, 수급환경 등도 반등을 이끌기에는 미흡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2월 중 미국 부채한도 이슈 불확실성 완화와 중국 춘절 및 양회 효과를 기대한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미국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고 중국 모멘텀 역시 지금보다는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국내증시도 수익률 갭을 빠르게 좁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간조정이 상당부분 진행된 만큼 뒤늦게 매도에 동참할 필요는 없지만 반등 연속성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추격매수 역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아직은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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