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곳 없는 금융지주사…은행 편중 '심각'
기댈 곳 없는 금융지주사…은행 편중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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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순익중 은행 비중 70~90%
"비은행부문 수익여건 악화 영향"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은행부문에 편중된 국내 금융지주사의 수익 포트폴리오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금융지주사별로는 은행부문의 수익비중이 최대 90%에 육박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각 금융지주사들의 수익 포트폴리오 중 은행 비중이 70~90%로 여전히 높다. 은행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금융지주로 우리은행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91.6%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우리금융 당기순이익(1조6237억원) 중 가장 많은 1조4880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최근 3년 간 우리금융 수익 가운데서도 9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우리금융 수익의 각각 97.9%, 96.8%가 우리은행으로부터 발생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은행 수익 내 카드부문과 증권부문 일부가 포함되기 때문에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기타 은행들보다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KB금융지주도 은행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KB금융과 주요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7745억원, 1조4874억원으로 국민은행이 KB금융지주 순익의 83.8%를 담당했다. 2011년에는 국민은행 순익이 KB지주 총 수익의 86.2%를 차지했었다.

상대적으로 분산된 자산 포트폴리오를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신한금융지주 역시 은행 부문의 수익집중도가 2011년 들어 다소 높아졌다. 신한지주 수익 내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1.2%에서 2011년 61.7%로 증가한 이후 지난해 61.4%로 감소했다. 지난해 각각 7025억원, 6726억원의 순익을 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하나금융지주 순익의 81.7%를 차지했다.

이처럼 은행부문의 편중 현상이 심화된 것은 은행과 함께 비은행 자회사들의 수익성도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지주의 경우 지난 2009년 카드부문의 수익비중이 45.2%에 육박했던 전례가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부문의 수익편중 현상이 심화된 것은 카드사 수수료 인하 및 증권업의 전반적인 침체 등 비은행 부문 수익여건이 악화된 영향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에 각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부문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금융산업 전반이 불황의 늪에 빠져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금융이 지난해 말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시도했으나 이사회의 반대로 무산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비중이 높으면 금융지주사 전체의 리스크 분산이 어렵고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도 줄어든다"며 "금융지주사로서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최대 핵심과제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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