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쌍용건설 출자전환 합의…상폐 모면
채권단, 쌍용건설 출자전환 합의…상폐 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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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쌍용건설 채권단이 17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에 합의했다. 이로써 쌍용건설은 내달 1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출자전환 등 자본잠식 해소방안을 담은 수정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면 주식시장 퇴출을 면하게 된다. 또 회사정상화와 매각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 쌍용건설 채권단은 전날 17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출자전환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금융감독원의 적극적인 중재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채권단 관계자는 "초반에는 출자전환 규모가 큰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반대 의사를 밝혀 출자전환이 어려울 듯 했으나 상장폐지 이후 기업가치 하락 등으로 영업이 위축될 수 있고 매각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금감원의 중재 의견에 따라 (채권단) 모두 출자전환에 동의키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산업은행은 613억원, 신한은행 245억원, 국민은행 210억원, 우리은행 61억원, 하나은행 61억원, 기타 2금융권 510억원 규모로 나눠 쌍용건설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게 된다. 이렇게 되면 1672억원가량의 지난해 영업 손실을 메울 수 있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날 수 있다.

당초 일부 채권은행은 쌍용건설의 정밀 실사 이후에나 출자전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또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추가 지원도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금융당국을 통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채권단은 일단 출자전환으로 상장폐지를 면한 뒤 캠코의 추가 지원이나 신규 자금 지원방안 등 경영정상화계획에 대해 논의키로 방침을 바꿨다.

내달 중순 무렵 끝나는 정밀 실사 이후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앞서 내달 1일로 예정된 수정 감사보고서 제출기한을 넘기게 돼 상장폐지가 불가피한데다 워크아웃을 하기로 의견을 모은 마당에 상장폐지 수순으로 가기엔 손실이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특히 증시에서 퇴출될 경우 쌍용건설 매각에 차질을 빚어 채권 회수를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는 후문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일부 자본잠식 상태 해소는 물론 관리종목 지정까지 벗어나려면 추가 출자전환 등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평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1700억원을 출자전환하면 상장폐지 사유는 해소되지만 일부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해 관리종목에서는 탈피하지 못한다"며 "채권단 실사가 마무리된 후 추가 출자전환과 유동성 지원 규모를 합쳐 대략 3000억원가량의 지원이 추가로 확정돼야 워크아웃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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