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나이스신용평가는 13일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으로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제2금융권에 대해 "상당수 부동산 PF 사업장에서 관련 손실 인식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나,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나신평은 이날 '부동산 PF 정책 방향 발표가 제2금융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 리포트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총 230조원 규모의 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를 진행, 정상 사업장에는 신규자금을 공급하고 부실 사업장은 재구조화 및 정리(경·공매)를 유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당국은 부실 사업장이 전체 PF 사업장의 5~10% 규모로 크지 않다고 판단했으나 대부분 저축은행, 증권사, 캐피탈 등 제2금융권이 보유한 브릿지론이어서 이들 업권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나신평은 "제2금융권 업권별로 부동산 PF 부실여신 정리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맞춰 추가 충당금 적립도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은 부동산 PF에서 예상되는 추가 손실의 상당 부분을 올해 중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나신평은 지난달에도 '부동산 PF 손실인식 현황 및 추가손실 전망'을 통해 제2금융권의 PF 추가손실 규모와 필요 충당금 규모를 분석한 바 있다.
해당 분석에 따르면 부동산 PF 예상손실액은 △증권 3조1000억~4조원 △저축은행 2조6000억~4조8000억원 △캐피탈 2조4000억~5조원 등이다. 또 기존에 적립된 대손충당금을 제외한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 규모는 △증권 1조1000억~1조9000억원 △저축은행 1조~3조3000억원 △캐피탈 9000억~3조5000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나신평은 "수익성 및 건전성 하방 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권별 자기자본 대비 추가 적립 필요 충당금은 증권 1.4~2.4%, 캐피탈 2.8~11.1%, 저축은행 6.8~22.4%"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실 규모는 브릿지론, 중·후순위 등 고위험 부동산 PF 비중에 따라 회사별로 차별화돼 나타날 것"이라며 "이러한 손실 규모는 대체로 기존 적립 대손충당금 규모를 상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제2금융권의 자기자본 및 적립 충당금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구조조정에 따른 손실이 업계 전반의 부실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나신평은 "제2금융권의 자기자본 및 기적립 충당금 규모 등 손실대응 능력이 과거 대비 제고된 상황이고 그간의 각종 규제 및 정책 등을 통해 부동산 PF의 무분별한 확장이 제한돼 왔다"며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3개 업종은 지난해 5조800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고 1조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만큼 이에 기반한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하면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은 1~2년 내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