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거센 '女風'…증권업계는 역풍지대?
금융권 거센 '女風'…증권업계는 역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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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임원 비율 1%…여성임원 없는 증권사가 80%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여성임원 확대를 정책기조로 내세웠던 박근혜 대통령 취임 1년동안 증권사 여성임원 비율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의 경우 남초현상이 워낙 심해 '유리천장'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20개 증권사의 임원(상무보 이상) 495명 중 여성임원은 6명에 불과해 비율이 1.2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월보다 오히려 줄어든 수준으로, 당시에는 562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이 9명으로 비율은 1.6%였다.

여성임원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한화투자증권으로 각각 2명의 여성임원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명, 대신증권도 이어룡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있어 여성임원 보유 증권사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조사대상 증권사의 80%(16개사)는 여성임원을 단 한 명도 두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는 14개사(70%)였지만 일부 증권사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여성임원을 해임하면서 수치가 오히려 높아졌다. 

이같은 현상은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업황부진이 주된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은행권 '여풍(女風)' 흐름에 비쳐볼 때 증권사들이 여성임원 발탁에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박 대통령은 취임 전후로 기업 고위직 여성을 취임 전의 3배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꾸준히 밝혀왔다.

특히 금융투자업계의 여성임원 비율은 금융권 내에서도 크게 낮은 편이다. 은행권의 경우 지난해 여성임원 비율이 4.35%로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국내 첫 여성은행장이 등장하면서 이같은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투자업계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인력구조 상 분위기를 바꾸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임원급 나이대 여성들은 결혼이나 육아 시기가 되면 퇴사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애초에 임원 후보가 극히 작다보니 임원 승진사례도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증권사가 대졸 여성을 뽑기 시작한 때가 10년 가량 밖에 되지 않는다"며 "과거부터 여성인력을 늘려온 은행권과 달리 증권업계는 상대적으로 준비가 늦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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