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자율공시로 진행되지 않고 패널티를 부여하게 될 경우 진정성 있게 이뤄지지 않고 형식적으로만 진행될 겁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 세미나에서 열린 패널토론에서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시된 우려와 관련해 "기업가치 제고 공시와 관련해 엄격한 패널티가 없다는 우려가 있는데, 시장 경제 매커니즘에서 가장 효율적인 패널티가 바로 기업들의 자발적인 형태의 변화를 이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5월 중에 가이드라인 확정안이 나오고 빠르면 5월 말이나 6월 중에 대기업 등 일부 기업들이 자율 공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정 섹터의 한 기업이 배당금을 늘리거나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 환원을 할 경우, 경쟁 섹터에 있는 기업들이 따라서 동참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역설적으로 자발적인 형태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어찌 보면 가장 세련되고 암묵적인 패널티일 수 있지 않나 싶다"며 "또 이번 밸류업은 주주 자본의 중요성을 부각한 점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가치가 현저히 낮다면 시장 가치 제고를 위해 기업들 스스로가 책임을 가지도록 했다는 점이 투자자에게 주는 가장 큰 인센티브 일 것"이라며 "향후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밸류업 지수 개발을 통한 ETF 출시 등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투자자들에게 인센티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정보 비대칭을 완화하고 적절한 인센티브 제시, 그리고 건전한 시장 압력 등 세련된 방법을 통해 중장기 기업 가치 제고를 유도하는 점에서 상장 기업들이 이사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하고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 참석한 박현수 고영테크놀러지 경영기획실장도 "(기업 가치 제고 공시가) 의무화되고 강제성을 띄게 되면 최소한의 형식적인 행동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초반에는 진짜 의지가 있고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진행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더 장려해 그런 기업들이 더 늘어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서 중장기 로드맵을 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데 있어 기관투자자들이나 업계관계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특정 지표에 너무 매몰되면 불필요한 낙인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과 IR인력이 많이 필요한 만큼, 기관과 시장에서 전문 인력을 육성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강화될 필요성이 있다는 등의 의견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