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3조원대 '허위수출+재산도피' 적발…16명 입건
모뉴엘, 3조원대 '허위수출+재산도피' 적발…16명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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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최근 법정관리 신청 이후 허위수출 논란을 일으킨 모뉴엘이 6년간 총 3조2000억원의 수출을 날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홍석(52) 대표 등이 400억원 이상의 회삿돈을 국외로 빼돌려 도박 등에 사용한 사실도 밝혀졌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31일 긴급브리핑을 갖고 모뉴엘이 2009년 1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무려 3330회에 걸쳐 총 3조2000억원 상당의 PC 120만대를 허위수출한 혐의와 박 대표 등 3명이 446억원의 재산을 국외로 도피한 혐의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대표와 신 모 부사장(49), 강 모씨(42) 등 3명은 관세법과 외국거거래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허위수출에 가담한 13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수출 가격 120배 '뻥튀기'+홍콩에 가짜 공장도 설립

이들의 혐의 내용은 재산국외도피 446억원과 자금세탁 120억원, 수출입 가격조작 864억원, 허위수출입 1조2292억원, 불법해외예금거래 2조8129억원 등 3조원을 웃돌았다. 모뉴엘은 사기대출을 받기 위해 수출가격을 고가로 조작하거나, 실물 이동 없이 허위 수출입 실적을 꾸미는 수법으로 금융권 자금을 끌어왔다.

대당 8000원~2만원 수준인 HTPC를 120배인 2350달러(250만원 상당)로 반복허위수출하고 은행에 허위수출채권을 매각해 자금을 유용하다가 대출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위장수출입을 반복해 대출을 상환하는 돌려막기 수법을 사용했다.

또 상품이 실제 선적되기도 전에 허위의 선하증권을 발행해 은행에 제출하기도 했으며, 실제 가공공장이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홍콩에 100만달러를 투자해 창고와 위장조립공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실물 이동없이 허위의 내륙운송장을 만들어 이를 은행에 제출했다.

◇페이퍼컴퍼니로 해외비자금 조성…도박까지 '흥청망청'

날조한 매출의 일부는 박 대표의 개인 비자금으로 사용됐다. 그는 위장수출을 통해 국내은행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자신이 관리하는 홍콩 페이퍼컴퍼니 계좌에 송금한 후 수출채권 매각 대출자금 상환에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446억원을 빼돌렸다.

빼돌린 돈은 사적인 용도에 탕진됐다. 브로커 로비자금에만 239억원, 박 대표가 관리하는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중국공장인수에 23억원이 사용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가족용 주택 구입에도 10억원을 지출했고, 120억원 가량은 자금 세탁후 국내로 재반입했다.

국내로 가져온 120억원은 개인의 도박자금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박 대표가 국내외 카지노에서 사용한 도박자금은 40억원에 달했으며, △제주도에도 16억원에 달하는 개인별장 구입했다.

부인 명의의 주식과 커피숍 등에 투자하기도 했으며, 연예기획사인 모뉴엘 엔터테인먼트 등에 총 44억원을 투자했다. 신용카드 대금 및 가족생활비 39억원과 개인채무변제 및 대여 25억원 등 개인 용도가 전부였다.

◇해외수출 검증 취약점 악용…유명 해외기업에 커미션 얹어 거래

이같은 대담한 수법에도 장기간에 걸쳐 적발되지 않았던 이유는 허위수출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발생시켰기 때문이다. 모뉴엘의 허위수출금액 중 국내수출은 8000억원으로 24%에 불과했지만, 중계수출은 76%에 해당하는 2조4000억원에 달했다.

회계감사나 은행의 실사에 대비해 홍콩에 위장조립공장을 만드는 용의주도함도 일조했다. 모뉴엘은 금융권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대외 신뢰도가 높은 해외 대기업에 최대 10%에 달하는 과도한 커미션을 지급하며 거래를 유지해오기도 했다.

여기에 국내금융기관의 외형적 실적에 의한 여신한도 부여 관습, 수출채권 관련서류에 대한 세밀한 검토가 미흡했던 점이 종합적으로 작용되면서 사기 행각을 6년이나 지속해준 셈이 됐다.

이에 대해 한 보증업체 관계자는 "국내에 위치한 금융 및 보증기관의 경우 서류만으로 기업을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실사 등 실질적 검토 수단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미처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청 관계자는 "이같은 유사범죄를 사전에 적발하기 위해 수출입과 외환거래 실적차이, 수출입가격 조작 가능성 여부를 정밀분석하는 등 면밀한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이라며 "해외관세당국, 금융감독원 등 국내외 관계기관과의 협조체제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모뉴엘은 위장수출을 근거로 외환은행 등 10여개 은행에서 최근 6년간 총 3조2000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았으며, 현재 6745억원을 미상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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