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하나은행장, '안정+통합' 두 토끼 잡을까
김병호 하나은행장, '안정+통합' 두 토끼 잡을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진=하나은행

10일 취임식…김정태 회장 "통합 주역 될 것"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김병호 신임 하나은행장(사진)의 향후 경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이 최소한 오는 6월까지는 지연될 전망이라, 김 행장이 '조직 안정'과 '조기 통합'이라는 두가지 과제를 균형있게 컨트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김 신임 행장은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타워에서 취임식을 갖고 "성공적인 원뱅크 토대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그동안 양행간에 선(先) 물리적 통합, 후(後) PMI를 추진해 왔다면 이제는 화학적 통합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법원의 결정으로 하나-외환은행 합병 절차가 최소 6월까지 미뤄지게 됐지만, 언제든지 조기통합 이슈가 급부상 할 수 있는 만큼 사전 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김 행장을 두고 "이미 직무대행으로서 은행장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왔으며, 은행 통합에서도 주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과거 김 행장이 경영·재무 담당 부행장 자리에 있을 당시,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적잖은 역할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그간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주도해 온 은행 통합 작업에서 김 행장이 무게감 있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되는 이유다.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도 김 행장의 몫이다. 당초 하나금융은 4월 은행 통합을 전제로 임원 인사를 미루고, 조직에도 큰 변화를 주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왔다.

하지만 통합을 주도한 임원 3명이 최근 법원 결정 이후 물갈이되는 등 변화의 기류가 역력했다. 김 행장의 취임 이후 인사 및 조직 변화의 폭도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이날 김 행장은 "혁신을 기반으로 한 중점 추진과제의 달성을 위해서는 조직문화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연공서열에 기반한 인사전략을 개선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다만 김 행장의 취임에 따라, 그간 유력한 통합 하나은행장으로 점쳐졌던 김한조 행장의 입지가 다소 약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직의 원활한 융합을 위해서라도 외환은행 출신인 김한조 행장을 통합 하나은행장으로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조기통합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사퇴하면서 이같은 구도는 더욱 굳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곧바로 통합이 가시화될 수 있을지도 명확치 않은 상황"이라며 "관행적으로는 현직 외환은행장이 통합은행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지만,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 행장은 이날 하나은행의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고객기반 강화 △리스크관리 △성공적인 원뱅크 토대 구축 △신성장 동력 강화 △조직문화 개선 등을 제시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