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떠나는 유커…국내 면세산업 역성장 '위기'
한국 떠나는 유커…국내 면세산업 역성장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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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면세점 소공점의 모습. (사진=박윤호 기자)

메르스·엔저 여파에 일본行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유통업계에서 일명 '황금알'로 불리는 시내면세점 사업에 대한 '거품 성장론'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평균 14.7%, 지난해 21.6%의 성장률을 기록한 면세사업이 역성장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나친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를 바탕으로 국내외 환경 변수에 따라 실적이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2010년 4조5000억원 △2011년 5조3000억원 △2012년 6조3000억원 △2013년 6조8000억원 △2014년 8조3077억원 등으로 두자릿 수 안팎의 성장을 거듭해 왔다. 특히 시내면세점의 경우 지난해를 기준으로 면세사업 전체 매출 중 52.3%를 차지하면서 유통업계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면세사업이 호황 받는 사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최근 급격히 증가한 중국 관광객이 있다. 국내 면세사업은 전체 매출 중 중국인 비중이 70~80% 정도를 차지할 만큼 유커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태다.

문제는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 여파와 엔저현상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8일부터 이달 12일까지의 약 한달간 롯데면세점의 매출액을 살펴보면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줄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감소율은 50%에 이른다.

신라면세점 또한 최근 한달간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50%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방한 성수기인 7∼8월 국내 호텔의 중국인 관광객 예약건수도 평년에 비해 무려 80% 하락했다.

반면 국내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일본 관광산업이 호황을 이루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서 일본은 7년만에 한국을 앞질렀다.

한국관광공사와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753만78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외국인 관광객 수는 592만4683명이었다. 업계는 메르스 여파를 받은 6월 이후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단체관광객 비자, 복수비자, 가족관광비자 등을 발급하고 있고 있으며 항공노선 확충, 소비세 면세제도 확대, 크루즈·카지노 산업 육성 등 다양한 관광 진흥정책을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쇼핑을 중심으로 한국을 방문하던 유커들이 지나친 저가 여행상품을 미끼로 바가지요금을 경험하거나 무리한 여행일정을 소화하면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면서 "메르스를 계기로 중국인들이 일본이나 동아시아로 발길을 돌리면서 국내 관광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고 이는 국내 면세시장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여권을 소지한 인구는 전체의 6%밖에 되지 않는다"며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주변 상권이나 여행사 등과 협업해 문화관광을 개발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는 등의 질적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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