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국민은 國監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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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국감시즌이 어김없이 찾아왔지만 예감이 좋지 않다.

국회의 제1역할이 민의를 수렴한 합리적인 입법활동이라면,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나라 살림살이의 잘잘못을 따져보고 그 대안을 마련하는 파수꾼의 역할 일 것이다. 그 중요한 의식의 하나가 바로 국정감사이며, 그래서 결코 가벼이 볼 수 없는 국가적인 행사다

더구나 올해는 전국민적 관심을 끄는 굵직 굵직한 사안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재경위만 보더라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감사원 감사발표로 촉발된 금융공기업의 방만경영등등. 시야를 좀 더 넓혀보면,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금융권 대응책, 금융산업의 중장기 마스터 플랜이나 다름 없는 자본시장 통합법등이 있다.     
눈을 정무위로 돌려 보면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 생보사 상장문제등 역시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중요한 사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재경 및 정무위의 대략적인 국감일정은 16, 17일 금감위및 금감원를 시작으로 26, 27일 양일엔 기업은행과 산업 및 수출입은행이 국감을 받게 된다. 
 
그러나, 13일 재경위 국감 첫 날의 풍경은 이같은 기대와는 너무나 걸리가 멀었다. 시작이 파행인데 결과가 부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자체가 헛 된 기대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당초 국회재경위는 13일 오전 10시부터 전체회의를 열고 외평기금 감사청구권과 국감 불출석 증인 고발건, 증인 출석 요구건등을 의결한 후 재경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갖는다는 일정이었다. 그러나, 여야가 증인채택 문제로 반 나절을 옥신각신하는 등 시작부터가 파행이었다.
 
외평기금 감사청구권을 놓고 지리한 공방끝에 결국 표결(부결)까지 가더니, 증인채택 문제를 가지고 여야는 또 다시 평행선을 달렸다.
여당이 이런 저런 이유로 주요인사들에 대한 증인 채택을 반대했고, 결국 이 문제도 표결에 부쳐진 끝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최중경 전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 이강원 전 한국투자공사(KIC)사장등의 증인 채택이 모두 무산됐다.
개성공단 북한 계좌 개설건과 임직원에 대한 과다한 격려금 지급건이 걸려있는 황영기 우리은행장과 '바다이야기'등 사행성 게임 비리와 관련된 정기홍 서울보증보험 사장, 그리고 정용근 농협 신용대표, 존 필메리디스 SC제일은행장등이 증인으로 채택됐을 뿐이다. 
주요 쟁점과 관련 된 핵심인사들이 대거 증인채택에서 제외된 것이다.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증인으로 채택됐다고는 하지만, 그가 청와대 정책수석으로 재직했을 당시 외환은행 매각문제에 대해 보고를 받았는지에 대한 의혹을 풀 당사자인 전직 외환은행장은 정작 증인에서 제외된 상태에서 진실을 밝힌 다는 것은 애시당초 요원해진 셈이나 다름없게 됐다.    
 
이 과정에서 某 야당 의원은 자진해서 '증인요청 철회'를 하고 나서는 유례없는 일마저 발생했다. 기대는 커녕 과거보다 한 술 더 뜬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북핵사태로 국민들은 너 나없이 심사가 편치 않다. 겉으로는 침착함을 잃지 않은 듯 보이지만 내심은 웬지 찜찜하고 뒤숭숭하기만하다.
 
이런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는 시선을 국감장으로 향하고 있다.
북핵문제는 우리끼리 어찌할 수 없는, 그야말로 불가항력적인 문제라고 치고, 우리 살림살이만이라도 제대로 챙겨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말이다.
 
그런데, 시작이 이래서야 어디. 부디 남은 일정만이라도 이같은 국민적 정서를 헤아려 내실있고 알찬 국감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만약, 이번에도 국감이 당리당략에 홀려 점수따기식 폭로나 감싸기식의 볼썽사나운 모양새로 얼룩진다면, 민심은 크게 화를 낼 것이다. 그리고 성난 민심은 비수같이 날카로운 표심이 되어 내년 양대 선거때  부메랑으로 정치권을 향해 고스란히 되돌아 갈 것이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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