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IB들 "韓 은행 PBR 낮은 수준…이유있는 저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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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규제 강화·대손비용 증가 증 주요 리스크 반영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수익성 저하 추세와 낮은 주가 수준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란 진단을 내놨다. 최근 경기 둔화로 인한 한계기업 급증, 조선업의 은행권 익스포져 확대와 맞물린 가계·기업 부채 규제 강화, 대손충당금 확대 가능성 등이 주요 리스크라는 분석이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은행권의 전년동기대비 당기순익 증감율은 신한(7.4%), 기업(5.3%), 하나(-8.2%), KB(-8.7%) 순을 나타났다. 은행들의 대출 규모가 확대되면서 NIM(순이자마진) 하락에도 이자이익이 개선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으나, 비이자이익은 KB(1%)를 제외한 모든 금융지주가 감소해 핵심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고 지적됐다.

실제로 3분기 말 은행권의 대출규모는 우리(9.5%), 기업(6.9%), 신한(6.5%), 하나(4.0%), KB(3.6%) 등 전 은행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비이자이익은 신한에서 43% 감소했고 하나는 52%, 기업은 159%나 급감했다.

특히 최근 경기 둔화로 인한 대기업 중심의 한계기업 급증, 조선업의 은행권 익스포져 확대 등은 4분기 실적 개선에 위협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조선업에서 차지하는 한계기업 비중은 2009년 6%에서 2014년 말 18%로 급증했다.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최근 경기 둔화로 인한 기업실적 악화는 기업신용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은행권 실적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및 기업부채를 둘러싼 당국의 규제 강화는 대출 성장세를 제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씨티(Citi)는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과 기업부채 모니터링 강화는 중장기적으로 대출 둔화를 초래해 은행권 자산성장성에 규제리스크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현재 국내 은행권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5 내외로 아시아 은행권 평균(1.1, 일본 제외)를 크게 밑돌고 있으나, 이는 은행권 펀더멘털 약화가 반영된 '이유있는 저평가(Value Trap)'이라는 판단이 제기되고 있다. 이달 초 국내 주요 은행지주들의 PBR은 하나 0.4, KB 0.5, 기업 0.5, 신한 0.7 수준이다.

바클레이즈(Barclays)는 "한국 은행권 PBR은 10년 평균(0.9)을 40% 이상 하회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수익성 정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고,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금리 인하 여지가 상존하고 있어 NIM 개선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씨티도 "가계 대출금리 하락으로 인한 NIM 축소 리스크, 규제로 인한 대출 증가세 둔화, 대손비용 증가 등이 향후 국내 은행권의 주요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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