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표류하는' 현대상선 주가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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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주가 '반토막'…"우량사업 매각 등 전망 불투명"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 최근 국제유가 하락으로 운임 하락압력이 커지면서 해운시황 역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라인(Maersk Line)마저 역대 최저 수준의 아시아-유럽노선 운임으로 지난해 3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이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국내 역시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이 해운업 불황 속에 적자행진을 이어간 데 이어 결국 채무불이행 위기로까지 번졌다. 2년 연속 자본잠식 발생으로 결국 주식 거래마저 정지되면서 한 때 상장폐지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에 현대상선은 자구계획안을 내놓으면서 유동성 위기 탈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수익기반을 훼손하는 구조조정(터미널 지분 매각)이라는 혹평이 나오는 등 향후 전망마저 불투명하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 2013년 71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014년엔 217억원의 이익을 기록해 개선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에 2000억원대로 적자전환 하는 한편, 영업이익도 같은기간 3000억원에서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한진해운, 팬오션 등 국내 해운회사 '빅3'와 비교해도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 사진 = 서울파이낸스DB

그동안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매출의 70% 넘게 차지하고 있는 모태회사인 만큼 흑자로 돌려놓기 위한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해왔다.

하지만 결국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주권 매매거래마저 정지된 상태다. 주가 역시 올 들어서만 전일 기준으로 46.25% 떨어져 거의 반토막 났다. 거래소 측은 현대상선에 대해 "지난 2월5일 '자본잠식 50%이상 또는 매출액 50억원 미만 사실 발생' 공시에서 최근 사업연도말(2015년 12월말) 현재 '자본금의 100분의 50이상 잠식(63.2% 잠식)'사실을 공시했다"며 투자주의를 당부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상장폐지 우려가 나왔지만, 최근 주총서 주식수를 줄이는 7대 1 감자 안이 의결되면서 일단 상폐 우려는 해소됐다. 현정은 회장은 이날 2004년 현대상선 등기이사로 선임된 지 1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현대상선의 자구계획안은 벌크전용선사업부를 비롯해 현대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과 현대증권 지분 매각 절차 등 자구 노력, 용선료 재협상 및 회사채 채무 재조정, 자율협약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용선료 인하(20~30%) 협상에 관심을 두고 있다. 선박비용 등 고정비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현대상선의 원가 구조상 용선료 인하는 실적 개선을 위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른 결과는 오는 4월 중순께 발표될 전망이다.

서강민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용선료의 20%를 인하한다면 지난해 기준 컨테이너부문 원가 중 1400억원을 절감할 수 있고, 30% 인하시에는 2100억원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이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컨테이너 운임 가격이 현재 수준에 머무르거나 보다 하락한다면 용선료 인하에도 불구하고 영업실적은 재차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또 대형 얼라이언스(Alliance) 경쟁 격화에 해운시황 침체, 그리고 현대상선을 비롯한 국내의 경우 유동성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우량한 사업부를 매각하는 구조조정 방식의 경우 점차 경쟁력을 잃을 수 있어 향후 주가 및 실적 전망 역시 불투명하다는 의견이다.

강교진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현대상선의 경우 재무구조의 자구안 이행 과정에서 사업에 필수적인 터미널 지분마저 내놓는 등 영업경쟁력 측면에서 펀더멘털이 지속적으로 훼손되고 있다"며 "이렇듯 핵심 수익기반을 훼손하는 구조조정은 장기적 경쟁력 확보 관점에서 부정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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