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윤곽 나와야"…5월 기준금리 동결 '무게'
"구조조정 윤곽 나와야"…5월 기준금리 동결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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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1일 신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취임식에서 (왼쪽부터) 함준호·조동철·이일형 금통위원, 이주열 총재, 고승범·신인석 금통위원, 장병화 부총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새 금통위원 4인 첫 통방회의…관망세 취할듯
美 금리 인상 불확실성·경기대응 시급성 낮아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공식 취임한 4명의 신임 금통위원이 배석하는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한다. 당분간 신임 금통위원들의 적응기간이 요구되는 가운데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식을 놓고 정부와 한국은행의 타협점이 나오지 않아 당장의 금리 조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3일 향후 한달 간의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장병화 부총재, 함준호 금통위원과 함께 지난달 21일 공식 취임한 조동철·이일형·고승범·신인석 위원이 처음으로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한다.

통상 금통위원들이 취임 직후에는 개별 의사 표시를 강하게 하기 보다는 경제·금융 상황 등을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는 만큼 이달에도 금리 조정 가능성은 낮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경제 지표가 기준금리 인하로 즉각 대응해야 하는 시급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금통위원 교체 후 첫 회의에서는 금리 동결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불과 2주 전인 지난달 26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기에 대해 "1분기 부진에서 벗어나 완만한 개선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수는 살아나는 기미가 있지만 여전히 취약하다"며 "수출 부문이 중요하지만 정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너무 서두르진 말아야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적극 지원 의사를 밝힌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이 오는 6월에야 구체화되는 만큼 당분간 금리 조정에 신중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6월 금리 인상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금리 인하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산분석팀장은 "당분간 금통위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지원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며 "경기 방향성이 당장 변화하기는 어려운 만큼 상반기중에는 금리 조정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의 6월 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하반기 중 대선 이슈 등으로 인상 논의가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 탓에 정책 기대가 살아있는 점은 우리 통화정책에는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일단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신용 경색 현상이 발생하거나, 발권력 동원과 함께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할 경우 단기금리가 상승한다면 향후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은과 정부의 '정책 공조' 입장을 빌미로 최근 채권시장에서 기준금리 인하 베팅이 쏠리는 이유다.

이와 관련 이 총재는 지난 4일 간담회에서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경제·금융 상황을 전반적으로 보는 가운데 금융리스크가 커지면 그 쪽을 중시하게 되는 것"이라며 "구조조정도 금리 정책 결정에 고려사항이 될 수 있지만 그것 만을 위해 금리 조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김완중 팀장은 "구조조정이 실제로 진행되다보면 매크로(거시) 환경에도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자연스럽게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와 함께 기준금리 인하 카드를 사용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일단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하기 시작하면 시장 금리 하락세를 저지해 정책 의도와는 다른 부작용을 양산할 여지가 있다"며 "추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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