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노조 반발, "박해춘씨 경력 때문"
우리銀 노조 반발, "박해춘씨 경력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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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경험 없는 '보험통'...서울보증-LG카드 거치면서 '구조조정전문가' 각인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우리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가 우여곡절 끝에 박해춘 LG카드 사장을 차기 우리은행장 단독후보로 확정, 발표했다.
 
행추위는 21일 2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식 발표를 할 예정이었으나 노조측의 기자회견장 점거로 보도자료로 대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와관련 우리은행 노조는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장까지 점거하며 박 내정자의 행장 선임을 무효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행장선임과 관련해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에서 이토록 박 내정자의 선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의 경력과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에서 찾을 수 있다.
 
박 내정자는 충남 금산출신으로 1975년 국제화재 장기업무부로 입사한 뒤, 삼성화재의 이사직에 이어 1998년 11월까지 상무직을 맡았던 보험인이다.
 
이후 서울보증보험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2004년 3월까지 사장을 역임했으며, 2007년 2월까지 LG카드 사장직을 수행하며 삐걱거리던 서울보증보험과 LG카드를 경영정상화시키면서 '기업회생가'라는 수식어를 갖게 됐다.
 
그러나, 그는 '기업회생가'라는 수식어와 함께 '박작두'라는 이미지도 동시에 갖게 됐는데, 실제로 박 내정자가 LG카드 신임사장으로 취임한 직후 LG카드의 시스템, 상품, 영업조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 노조측의 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노조측의 이례적일 정도의 강한 반발은 일명 '구조조정전문가'라는 그의 이력이 우리은행 노조측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현재 우리은행의 재무여건상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지만, 향후 LG카드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내부적으로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박해춘씨의 행장 내정이 청와대의 입김에서 비롯됐다는 세간의 추측 또한 노조측이 반발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실제로 박 내정자는 신한지주로부터 LG카드 사장 연임을 약속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종휘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최병길 금호생명 대표 등 쟁쟁한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은행 경험이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딛고 공모에 참가해 결국 행장 후보로 선임됐다. 이 과정에서 김석동 재경부 차관의 역할설도 제기된 바 있다.
  
박 내정자는 오는 26일 우리은행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쳐 우리은행장에 공식 취임하게 된다. 그러나, 이례적인 노조측의 반발을 어느정도 무마시켜 회견장을 점거하는 오늘과 같은 사태에 이르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행장취임에 앞서 해결해야할 당면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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