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주춤'·수도권 '들썩'…새정부 정책 '관망모드'
서울 아파트값 '주춤'·수도권 '들썩'…새정부 정책 '관망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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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나민수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달아오르기 시작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반면 아파트값 상승세의 진원지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새정부의 부동산 정책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섰다.

4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5% 상승했다. 이는 2주 전(0.30%) 조사 때보다 0.1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주간 상승률로는 2006년 11월 24일(0.45%) 이후 10년 반 만에 최고치다.

강동구 둔촌 주공, 강남구 개포 주공 등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한 재건축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견인했다. 지난주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1.05% 올랐다.

특히 서울뿐 아니라 신도시와 일부 경기지역 등 수도권으로 아파트값 상승세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주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0.13% 상승했다. 전주(0.04%)보다 오름폭이 0.09%포인트 확대됐다.

지역별로 보면 분당이 0.24%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평촌(0.08%)·판교(0.08%)·일산(0.07%)·파주 운정(0.05%) 등의 순이다.

분당 서현동 삼성한신 전용면적 84㎡의 로열층이 최근 7억2천만원에 팔린 이후 호가가 7억∼7억5천만원으로 치솟았다. 1주일새 호가가 수천만이나 껑충 뛴 것이다.

일산신도시도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개발 호재 등으로 투자수요가 몰리기 시작해 대선을 기점으로 상승세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 일산 강선마을 3단지 한신아파트 전용 84㎡는 한 달 전 3억5천만원이었으나 현재 2천만∼3천만원 오른 3억6천만∼3억8천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전셋값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매매시장만 요동치고 있다. 매물이 나오는 즉시 거래가 되면서 매물 부족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2주 전 보합세를 보이던 2기 신도시도 지난주 주 0.02%로 상승 전환했다. 화성 동탄2신도시는 지난해 11·3대책 이후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직격탄을 맞았으나 최근 들어 하락세를 멈췄다.

이처럼 분위기가 반전되자 매도자들이 급매물들을 회수하기 시작한 가운데 매도-매수자 간에 호가 공백이 커지고 있다.

과천시는 서울발(發) 가격 상승에 자체 재건축 재료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초강세다. 과천 주공6단지 전용 47.3㎡는 거래가 6천9천500만원까지 이뤄진 뒤 현재 7억3천만∼7억6천만원으로 호가가 급등했다.

과천 주공4·5단지의 경우 최근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됐고 주공6단지는 조합장 교체 이후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물이 회수되고 가격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이러한 상승 기류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월까지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임박했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가장 발 빠르게 변화를 보인 곳은 강남권 재건축 단지.

최근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던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단지와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는 지난주부터 매수세가 감소하고 이에 따른 호가 상승세도 주춤해졌다. 최근 한 달여 사이에 가격이 최고 1억원 이상 급등하면서 상승 피로감이 커진 데다 정부의 대책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국토교통부 장관에 내정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를 가계부채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하면서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다.

강남권 일반 아파트쪽도 매수세가 주춤하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집값 변동의 바로미터인 강남 아파트 시장이 눈치 보기에 들어가면서 강북과 다른 수도권 아파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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