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설계사란?
진정한 설계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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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주형 기자]<toadk@seoulfn.com> 최근 국내에서는 보험아줌마라는 용어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이라는 외자계 보험사가 종신보험을 국내에 들여와 첫선을 보이면서 전문적인 설계의 필요성 때문에 대졸 남성이라는 당시에는 파격적인 판매조직을 구성 영업에 나섰다. 사회가 점차 선진화되고 소비자들의 수준이 향상되면서 과거 연고판매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컸던 보험아줌마들 역시 퇴출우선순위가 됐다.
 
생보사들은 앞다투어 대졸 남성전문설계조직을 도입했다. 지금은 종합재무설계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각종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설계사들도 많이 등장했다. 아줌마들 역시 옛날과는 수준이 확연히 달라졌다. 재정에 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복잡한 상품도 물흐르듯 설명할 만큼 지식수준이 높아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지식이나 전문성이 크게 향상된 반면 떨어진 것이 하나있다. 바로 보험업의 본 의미인 사람과 사람의 관계, 즉 사람의 신체나 생명을 담보로 하는 보험업의 특성상 내 가족과 같이 설계하고 상담해주는 말로 설명할수 없는 끈끈한 인간관계는 크게 퇴색됐다. 수당체계로 움직이는 전문조직의 특성도 이러한 세태에 한몫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설계조직의 눈에는 소비자가 어려움에 처할경우를 대비해 내가 보살펴야 할 사람이 아닌 돈으로 보이나 보다. 안타깝지만 기자만이 가지고 있는 다소 과장된 사실이 아닌 이유가 여러가지 통계수치를 봐도 알수 있다.

설계사 정착율은 자꾸 하락하고 있으며 수당에 따라 이전한 설계사들이 남긴 '고아계약'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해약율이 급증하는 것 뿐만 아니라 보험료 납입이 부담되는 소비자에게 최소한의 사망보험금을 유지해주자는 취지에서 계약자의 해약환급금을 일시납으로 완납하는 대신 보장내용을 줄이는 감액완납제도가 설계사 실적유지방편으로 악용되고 있다.

한 소비자는 20대 젊은 나이에 종신보험을 세개나 가입했다. 월급이 150만원 남짓인 이 계약자가 한달에 부담하는 보험료만 50만원이다. 부모님이 아는 사람을 통해 가입했다고 한다. 부담을 느끼자 설계사는 감액완납을 제시했는데 보장내용이 차라리 보험계약이 없느니만 못한수준이 됐다. 입원,수술보장은 몇만원 수준이고 사망보장은 2천만원 남짓이다. 일반적인 입원보장이 수백에서 수천인걸 감안하면 그야말로 형편없다. 적어도 계약자를 생각했다면 중복가입된 종신보험을 한개로 줄이는 대신 절반의 보험료로 고액의 보장을 받도록 설계해주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기자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회사차원에서도 설계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우려하고 있는 데, 이런사례로 민원이 들어올 경우 설계사는 바로 해촉대상이라고 한다.

수준높은 전문 설계사들의 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계약자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라 필요할 때 적절한 보상을 해주도록 설계해주는 설계사의 따뜻한 마음이 아닐까 싶다.
 
김주형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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