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 '오너 리스크' 삼성전자…"하락세 길지 않을 것"
[마켓 인사이드] '오너 리스크' 삼성전자…"하락세 길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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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더멘털 굳건 전례 봐도 단기 그쳐"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이 1심 선고공판에서 5년 실형을 선고받으며 '오너리스크'가 불거지자, 외국인의 거센 매도 기조에 출렁이고 있다. 오너의 장기간 부재가 불가피해진 데 따른 충격이 있겠지만, 단기에 그칠 것이란 게 증시 전문가들의 지배적 예상이다. 반도체의 슈퍼 호황과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산업 호조에 따른 펀더멘털(기초체력) 등이 주가 흐름의 관건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4만6000원(1.96%) 떨어진 230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1% 이상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우선주인 삼성전자우도 전날보다 4만3000원(2.26%) 하락한 185만9000원에 마감, 사흘 연속 내림세를 지속, 9일 만에 180만원 선으로 밀렸다.

이밖에 삼성그룹 지배구조 핵심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3.37% 떨어졌고, △삼성생명(-2.88%) △삼성화재(-2.56%) △삼성SDI(-2.09%) △제일기획(-1.02%) △에스원(-0.44%) 등 주요 삼성그룹주도 잇따라 주춤했다. 이에 코스피도 2370선 초반까지 하락, 닷새 만에 반락했다.

▲ 이재용 부회장 구속 전후 삼성전자의 추가 추이

삼성전자의 하락은 주로 외국인이 부채질했다. 매도 상위 창구에는 크레디요네증권(CLSA)과 USB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의 주식을 320억 원, 우선주 150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삼성전자의 '오너리스크'가 본격 불거진 지난 24일부터 3거래일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만 1200억 원에 달한다.

이 부회장 부재의 장기화로 인한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부정적 전망도 외국인의 'Bye 삼성전자'를 부추긴 것으로 관측된다. 김예은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오너의 경영 공백이 이뤄질 거란 외국인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며 "300만원 선을 터치할 거란 호전망도 한풀 꺾이면서 삼성전자의 고민도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외면하고 있지만, 많은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의 호조에 따른 굳건한 펀더멘털에 의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 부회장의 실형 선고는 정치적 이슈에 따른 일시적인 센티멘트 이슈일 뿐 펀더멘털에는 훼손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당분간 실적 개선 추세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의 독보적 경쟁력과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압도적 포지셔닝,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주당가치에 비해 현저히 낮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로 지주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 시각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있다"면서도 "이미 구속 결정된 시점에서 반영된 이슈라는 점에서 주가에 변곡점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이어 "이보다는 기업 지배구조 공시제와 스튜어드십 코드 제도 활성화 가능성 등이 주가를 견인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그간 다른 그룹이 '오너리스크'가 부각됐던 전례를 봤을 때, 떨어졌던 주가가 이내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실제 CJ는 지난 2013년 6월 이재현 회장이 횡령, 배임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당시 주가가 한 달간 12.62% 올랐고, 이듬해 징역 4년이 확정되기까지 69.42% 뛰었다. SK와 오리온의 경우도 그룹 회장이 부재했던 당시 단기적 충격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다.

이민희 흥국증권 연구원은 "과거 재벌총수의 구속이나 실형 선고 때 그룹주가 크게 출렁거리곤 했지만, 영향은 단기에 그쳤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오너 공백에 따른 신사업 추진이 늦어질 우려가 있긴 하지만, 전문 경영시스템이 잘 돼 있어 경영 공백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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