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조흥, 노노(勞勞)갈등 '여전'(?)
신한-조흥, 노노(勞勞)갈등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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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차별 없다" vs 조흥銀 "일정 부분"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신한은행이 조흥은행과의 통합 1주년을 훌쩍 넘겼지만 양 노조 간 통합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직급통합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으며 양 노조 간 입장차도 분명하기 때문. 이에 따라 통합 1주년을 기념해 공식 출범한 노조통합추진위원회도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된다.

우선 신한은행의 조흥은행과의 '선(先)통합, 후(後)합병'모델에 대한 금융권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기존 통합은행들이 노조 갈등, 시스템 혼선, 고객 이탈 등의 후유증에 크게 시달렸던 점과 비교해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간 조직성격의 차이로 인한 갈등은 여전히 극복되지 않고 있다. 당초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한 신한은행은 '감성 통합' 프로그램을 내세워 조흥은행의 자연스러운 융합를 유도하고 있으나 인식차이는 여전히 극복 대상이다.

노조통합의 가장 큰 걸림돌은 직급통합 문제와 승진 차별 문제. 구 조흥은행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신한은행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통합후 직급 조정 과정에서 구 조흥은행 직원들의 직급이 묶이면서 나이로 인한 이질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구 조흥은행의 한 관계자는 "통합 이후 출신과 직급에 대한 언급은 금기시 돼 있는 분위기라서 이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는 편"이라며 "그러나 구 조흥은행 직원들의 승진과 직급조정을 통한 차별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만 하더라도 구 조흥은행 직원의 정규직 전환율이 훨씬 떨어지고 있으며 정규직 전환 기간도 더 길다는 것.
그는 이어 "'통합한' 은행과 '통합 당한' 은행의 차별은 분명히 있지만 '통합 당한' 은행의 목소리는 작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신한은행측 노조의 입장은 단호하다. 신한은행 노조 관계자는 "직급 조정 문제는 지속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며 "구 조흥은행 직원에 대한 차별은 결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구 조흥은행 노조 관계자는 "일정부분 차별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앞으로 조정과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섣불리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노조 간 통합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한 인식 차가 여전하다는 것을 의미해 통합 과정의 적지 않은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의 이같은 내부 갈등 구조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겉으로는 별 문제가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나 지난해부터 노조 통합과 관련된 얘기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진행이 지지부진하다는 점은 양 노사간 입장차가 크다는 점을 반증한다"며 "신한은행의 진정한 통합을 위해서는 사람의 통합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내부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통합 1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제도 통합, 인사 통합, 전산 통합이라는 물리적 통합으로 안정적인 조직을 만들었지만 소프트웨어적인 통합은 숙제로 남아 있다"며 "통합 신한은행은 출신에 따른 구분이나 차별 없이 오직 성과중심과 능력주의에 기반하여 노력하고 은행에 공헌하는 직원에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이어 "통합 1주년을 맞아 노조통합추진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만큼 곧 좋은 소식을 들려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 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올해로 앞당겨진 LG카드의 통합 문제와 맞물리면서 신한-조흥 노조 간 통합에 적지 않은 압박요인이 될 전망이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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