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운전자보험 판매 '4배' 늘린 후 보험료 인하…꼼수?
삼성화재, 운전자보험 판매 '4배' 늘린 후 보험료 인하…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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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부상치료비 담보 가입 한도 한시적으로 늘려
내달 13일부터 장기보험의 약 80% 담보 위험률 조정
(사진=삼성화재)
(사진=삼성화재)

[서울파이낸스 서지연 기자] 삼성화재가 운전자보험료를 내리기 전 판매를 대폭 확대했다. 지난달 운전자보험 실적은 전달 대비 4배 가량 증가했을 정도다. 보험료 인하 사실을 모른채 비싸게 가입한 소비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운전자보험 매출은 지난달 31억5000만원으로, 전달(8억6000만원) 대비 4배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16억→15억3000만원), 현대해상(7억1000만원→6억7000만원), KB손해보험(9억2000만원→8억8000만원)의 매출은 일제히 떨어졌다.

삼성화재의 운전자보험 매출이 급증한 건 자동차부상치료비 담보의 가입 한도를 한시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이례적으로 운전자보험 영업에 힘썼다. 자동차부상치료비 담보 14급 기준 최대 100만원으로 늘려 가입자들을 끌어 모았다. 

문제는 삼성화재가 내달부터 운전자보험료를 내릴 예정이란 것이다. 삼성화재는 내달 13일부터 장기보험의 약 80%의 담보의 위험률을 조정한다.

이번 위험률 조정으로 질병담보 보험료는 보험료가 올라가고 상해담보 보험료는 보험료가 떨어질 전망이다.

특히 상해 담보가 대부분인 운전자보험의 보험료가 내려간다. 지난해 K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위험률을 조정하며 운전자보험료 25% 인하한 것을 감안하면, 삼성화재도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업계는 삼성화재가 보험료 인하를 앞두고 운전자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해 판매에 열을 올렸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보장 범위를 한시적으로 확대해준다며 서둘러 가입시켜 놓고, 당장 다음달부터 보험료를 내리는 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손해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자동차부상치료비 담보의 보장 범위를 100만원으로 늘렸다고 하니 가입 유인이 됐을 것"이라며 "다만 조만간에 보험료가 떨어진다는 사실을 소비자가 알았다면 가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상품을 판매한 설계사들도 난처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위험률은 보험료 원가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지표다. 사고가 많이 나 손해율이 높은 담보는 위험률은 높게 조정해 보험료를 올리고, 손해율이 좋아 위험률이 낮은 담보는 보험료를 내린다.

예전에는 금융당국에서는 관행적으로 보험사의 보험료 조정을 3년마다 적용토록 했지만, 가격 자율화 이후에는 보험사 스스로 경험위험률(보험료) 조정을 상시 가능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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