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올해 코스피는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갈등 등의 영향으로 1800선까지 떨어지는 등 위축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 조짐을 보이면서 증권가에서는 내년 증시 상황이 올해보다 호전 될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2204.18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연초(1월2일) 2010.00 대비 9.66% 오른 수준이다. 같은기간 코스피 시가총액도 1481조2669억원으로 연초(1323조6453억원) 대비 11.90% 늘어났다.
증권가에선 증시가 회복세에 접어든 만큼 내년 증시가 올해보다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코스피 예상밴드는 △유안타증권 1980~2380 △한화투자증권 2000~2300 △신한금융투자 2000~2400 △대신증권 1900~2480 △한양증권 1980~2380 등으로 제시됐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약20개월 간의 이익 하향 사이크를 마무리하고 상향 사이클로 전환하고 있다"며 "금융여건 완화와 무역협상 진전에 힘입어 글로벌 제조업 지표가 반등하고 있고, 반도체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인하 사이클이 유효한 가운데 내년 초부터는 글로벌 주요국들의 재정정책 강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글로벌 증시 중에서 기업이익 모멘텀이 가장 강한 나라는 한국"이라며 "미중 무역합의의 최대 수혜국가이자 펀더멘털 지표의 기저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내년 반도체, 정보기술(IT) 업종이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통상 1년 반 정도의 업황 사이클 가운데 상승기의 초입에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신동준 KB증권 연구원은 "2020년에도 글로벌 성장둔화는 이어지겠지만 미중 무역분쟁은 최악의 국면을 지났고, 경기저점은 1분기가 될 것"이라며 "이익회복은 반도체를 비롯한 IT업종이 이끌것"이라고 내다봤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외 금융 및 정책 환경 개선으로 코스피는 2020년에는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내년 코스피 순이익은 110~120조원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고, 증익 대부분은 반도체에서 얻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이 올해 3·4분기를 바닥으로 점차 회복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년 반도체의 순이익은 올해 대비 50%이상의 증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2021년 상반기까지 증익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섹터의 경우 마진이 꺾이기 전에 투자를 먼저 줄이면서 구조적으로 순이익율이 투자율보다 높은 상황이고 마진율 역시 반등할 것으로 보이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코스피 반등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내년에 있는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은 국내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을 전후로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패권싸움이 약해지거나 한국 총선을 앞두고 기업의 투자를 활발하게 할 정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에 있는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