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내년 상반기 중 반도체 단가가 상승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우리 반도체 수출은 내년 중반경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메모리 단가 하락세가 상당폭 둔화되고 있다.
지난 8월을 기점으로 D램(8Gb) 고정가격의 하락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 그 방증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 자료를 보면 지난해말 7.3달러에서 올해 8월 2.9달러까지 급락한 D램 가격은 9월(2.8달러) 전월 대비 0.1달러 떨어지는데 그쳤다.
지난 수년간 감소세를 지속해온 전세계 PC 출하량이 지난 2분기 이후 증가 전환된 점도 향후 메모리 수요 회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전년 대비 전세계 PC 출하량 증가율은 지난 2017~2018년 각각 -0.6%를 기록하고 올해 1분기에는 -3.0%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2분기 들어 4.2% 증가 전환했고 3분기까지 3.0% 상승세를 이어갔다.
메모리 경기 관련 선행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로 주요 반도체 제조용 장비업체의 매출액이 최근 개선되고 있다. 북미 반도체장비 출하액도 지난 3월을 저점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난해 대비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크게 하락했던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와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의 주가도 메모리 업계의 경기회복 기대를 반영해 상승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경우 올해 5월말 1296까지 떨어졌다가 9월말 1559로 반등했고 10월(1651), 11월(1717) 매달 증가세를 계속했다.
보고서는 "그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특징을 감안할 때 최근 반도체 경기둔화는 그간의 투자 및 공급 증가에 따른 조정 과정으로 평가된다"면서 "메모리 수요처의 구매지연과 같은 전략적 행동이 반도체 경기의 하락폭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또 "최근 메모리 단가 및 전방산업 수요 변화, 반도체 제조용장비 주문과 같은 선행지표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메모리 경기의 회복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메모리 경기와 우리 반도체 수출은 내년 중반경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